세계 명문기업들의 흥망성쇠 / 래리 슈웨이카트 등 지음
자본주의를 이끌어온 미국 기업의 400년 역사를 다룬 책이다. 미국 경제의 주축을 이뤘던 500여 개의 기업과, 그것을 이끌어온 기업인들의 활동을 중심 주제로 했다. 저자들은 각각 역사학와 경제학을 전공한 미국의 대학교수이다. 1606년 영국의 버지니아회사가 신대륙에 세운 제임스타운 정착자들부터 토머스 핸콕 등 초기 상인들, 철도의 코넬리어 밴더빌트, 은행의 J P 모건, 철강의 앤드류 카네기, 석유의 존 D 록펠러, 햄버거의 레이 크록, 개인용 컴퓨터 혁명을 주도한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 등 미국 자본주의의 토대를 만들어온 기업가들이 등장한다.
모피상, 포경업 등 초창기의 기업부터 시작해 1800년대 기업의 폭발적인 증가와 본격적인 경영자 집단의 출현, 1920년대 대공황과 세계대전 이후 새로운 기업들의 등장, 1990년대 중국과 인도의 등장 이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미국 기업들의 흥망성쇠와 그 요인을 볼 수 있다. 장세현 옮김. 타임비즈ㆍ732쪽ㆍ3만5,000원.
남경욱 기자 kwnam@hk.co.kr
아이패드 혁명 / 김광현 등 지음
화면은 9.3인치로 그리 크지 않다. 별도의 키보드가 있지도 않고, 최근 컴퓨터의 필수 요소인 USB 단자도 없다. 그런데도 미국 애플사가 올해 야심차게 내놓은 태블릿PC 아이패드는 미디어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뒤바꿀 혁명적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사용방법이 다소 복잡한 컴퓨터라기보다 누구라도 빠르고 쉽게 이용하고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생활가전과도 같은 정보통신기기이기 때문이다. 애플이 아이폰 등을 통해 구축한 폐쇄적인 콘텐츠 유통망 등도 아이패드의 위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패드가 일으킨 변화의 파도 속에서 기존 미디어 기업들은 살아남느냐 사라지느냐 하는 기로에 서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IT 기업 대표와 전문 기자, 관련 연구소 연구원 등 10명의 국내 IT 전문가가 아이패드가 몰고 올 혁명의 방향을 진단한 책이다. 아이패드의 특성과 “종이책으로 대표되는 아날로그 미디어는 완전히 디지털로 이행하지 않으면 생존을 위협받게 될 것”(임정욱 라이코스 CEO)이라는 등의 전망이 실려있다. 예인ㆍ304쪽ㆍ1만5,000원.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두더지 지식클럽 / 이재현 지음
“나는 ‘좌빠’다”라며 좌파에 대한 ‘빠순이’를 자칭하는 문화평론가 이재현이 세상에 맞서는 방식은 두더지식 치고 빠지기. 바위처럼 무딘 세상에 던지는 달걀일지 몰라도, 신자유주의에 대한 묵직한 비판의식을 잽싸고 경쾌한 문체에 담아 이곳 저곳을 뒤지고 후벼 판다.
이를 위해 그가 택한 형식은 ‘가상 인터뷰’. 로마시대 철학자 키케로를 불러내 인문학의 위기를 논하고 시애틀의 추장과 부동산 문제를 대담하며 셰익스피어 비극의 주인공 리어왕에겐 고령화 사회를 묻는 식이다. 파블로 피카소나 애덤 스미스, 토머스 제퍼슨 등 저명 인사뿐만 아니라 만화 주인공 시마 과장이나 된장녀도 그의 대화 상대다.
가상과 실제, 이념과 현실, 순수문화와 대중문화의 구분에 구애받지 않는 사유의 활달함은 아마도 ‘좌파’라는 굳은 어깨에 힘을 빼버린 ‘좌빠’이기 때문에 가능했을 터. 2006년 ‘대화’라는 제목으로 한국일보에 연재했던 글을 최근 시사에 맞게 다듬어서 책으로 냈다. 씨네21북스ㆍ388쪽ㆍ1만4,500원.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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