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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게차 깔린 친구 구하고 숨진 '마지막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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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게차 깔린 친구 구하고 숨진 '마지막 우정'

입력
2010.09.10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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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남성이 지게차에 깔린 친구를 사력을 다해 구한 뒤 자신은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8일 오후 6시 36분께 광주 남구 이장동에서 농장 일을 하다 지게차에 깔린 친구 이모(57)씨를 구한 뒤 의식을 잃은 동갑내기 김모씨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김씨는 이날 친구에게서 “지게차가 논에 빠질 것 같다. 빨리 와서 도와달라”는 다급한 전화를 받자마자 곧바로 콤바인을 몰고 20여㎙ 떨어진 현장으로 달려간 것으로 확인됐다.

10여년 전 이혼하고 당뇨병까지 얻어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고향을 찾은 자신을 반갑게 맞아준 친구였기에 김씨는 주저하지 않고 달려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운명은 엇갈리기 시작했다.

김씨는 곧바로 밧줄로 지게차와 콤바인을 연결해 끌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으나 지게차는 중심을 잃고 앞으로 넘어졌고, 이 모습을 지켜보던 이씨는 지게차에 깔리게 됐다.

갑작스런 사고로 의식을 잃어가는 친구를 구하기 위해 트랙터를 동원해 지게차를 들어 이씨를 끌어낸 김씨는 힘이 부쳤던지 정신을 잃었고 결국 영영 깨어나지 못했다.

광주의 한 병원에서 의식을 회복한 이씨는 “정신을 차리고 보니 김씨가 나를 꼭 껴안고 있었지만 숨을 쉬지 않았다”며 “친구의 몸을 흔들며 계속 이름을 불렀지만 끝내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고 울먹였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6년 동안 심한 당뇨를 앓던 김씨가 위기에 처한 친구를 살려내느라 순간적으로 많은 힘을 써 돌연사한 것 같다는 의사 소견서를 받았다”고 말했다.

광주=김종구기자 so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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