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한 남자가 여섯 살 아들을 찾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유럽으로 건너와 자전거로 6.000 km를 헤매 다닌 끝에 지난 9일 마침내 아들을 찾아냈다.
전직 소방관인 켄 톰슨은 2008년 4월 호주 가정법원에서 부인 멜린다와 아들 앤드루에 대한 양육권 다툼을 벌이던 중 부인이 몰래 아들을 데리고 독일로 떠난 뒤 행방을 감추자 아들 찾기에 나섰다.
호주 정부는 즉각 국제 체포영장을 발부해 인터폴에 수배를 요청했고, 톰슨 자신도 사설 탐정을 고용해 추적에 나섰다. 하지만 아무런 진척이 없자 정서적으로 탈진 상태에 빠진 그는 지난 5월 직장에 사표를 내고 유럽으로 건너가 저전거 순례에 나섰다.
사이클복 상의에 앤드류의 사진과 인터넷 홈페이지 주소를 새기고, 자전거 핸들바에는 장난감 소방관 모형을 매단 채 그는 9개국 6,000여km(3,700마일)을 헤매고 다니며 아이를 유괴당한 동병상련의 슬픔을 지닌 시민들의 관심과 호응을 호소했다.
그러던 지난 6일. 호주 ‘아버지의 날’이기도 한 그 날,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머물던 그에게 앤드루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것 같다는 익명의 이메일이 왔고, 현지 경찰에 의해 제보 내용은 사실로 확인됐다. 멜린다는 체포됐고, 앤드루는 아동보호기관에 맡겨졌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그는 기차를 타고 암스테르담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부자는 아직 상봉하지 못한 상태다.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톰슨은 “앤드루에게 충격을 덜 주면서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며 “우리가 감정적으로 별 무리 없이 재결합하기 위해서는 며칠의 시간이 더 필요할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우리의 이 해피엔딩 스토리는 세상이 좁다는 것을 보여준다”며“(하지만) 사랑의 줄다리기에는 승자가 없다. 가정이 찢어지면 늘 아이가 상처를 입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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