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국방예산 축소를 위한 ‘군살 빼기’를 언급할 때마다 거론되는 게 군악대다.
7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육군 군악대만 5,000명으로, 국무부 소속 해외인력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게 들어가는 예산만 년간 1억9,500만달러(약 2,277억원)에 달한다.
미군 야전교범에 따르면 군악대는 ‘장병들이 전투에게 이기도록 사기를 불어넣고, 국민의 지지를 고취하고, 본토와 해외에서 미국의 이익을 증진하도록 음악을 제공하는’ 임무를 지닌다. 하지만 사기 고취 차원으로 넘기기엔 조직의 규모와 예산이 너무 비대해졌다.
가장 오래된 악대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해병군악대는 지난해 워싱턴에 근거를 둔 130명의 엘리트 인력 운용에만 1,000만달러를 쏟아 부었다. 이들은 백악관에서 거행되는 모든 국가행사에서 연주하는 특권을 갖는데, 해병군악대 중에서도 가장 영광스러운 자리로 통한다. 이 외에도 해군악대는 12개가 더 있는데 인원만 600명에 총 예산은 5,000만달러나 된다.
해병군악대는 “1890년부터 음반을 취입해왔다”며 전통과 상징성을 강조하는 한편 “각종 기부금과 음반수입 등도 있다”며 돈 낭비가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미 정부의 예산 축소 기조에 역행한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미사일방어(MD)계획 예산 삭감에 이어, 지난달 미 본토와 해외 주요 사령부 몇 곳을 폐쇄하고 2년 내에 장군 50명을 줄이는 등 조직 축소 안까지 내놓으며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는 국방예산 줄이기에 나섰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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