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후보들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광고에 등장시켜 민주당 후보들을 공격하고 있다고 CNN 등이 8일 보도했다. 인기 없는 민주당 출신 대통령과 민주당 경쟁 후보를 오버랩 시키는 네거티브 전략이다. 미주리주에서 공화당이 만든 광고는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에게 오바마의 건보개혁에 찬성하는지 묻고 그가 ‘예스’라고 하자, 바로 이어 두 사람을 한 화면에 나란히 등장시킨다. 아칸소주에서도 공화당은 민주당 주지사가 ‘오바마의 암묵적 파트너’라며 역시 오바마를 끌어들였다. 공화당은 이처럼 오바마를 등장시킨 광고를 약 300건 만들고 4,000만달러의 거액까지 들여 광고를 집행했다. 그러나 광고효과가 커 오바마는 계속해 민주당보다는 공화당 광고에 더 자주 등장할 전망이다.
이처럼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진 것은 집권 19개월째인 오바마의 지지율이 급락한 데서 비롯됐다. 최근 AP-Gfk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그의 지지율은 49%에 머물렀으며, 7일 공개된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 공동 여론조사에선 정책 지지도는 45%, 경제 정책 지지도는 39%로 더 떨어졌다. 이런 탓에 오바마는 이번 여름 네바다, 미주리 등 경합지역인 이른바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에서 선거지원을 했지만, 최근에는 보폭을 더욱 좁혀 민주당 지지도가 높은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주를 돌고 있다. 반 오바마 정서가 강한 주에서 그의 방문이 부동층 유인에 불리하고, 공화당 진영엔 사기를 배가 시킨다는 지적 때문이다. 그래서 인디애나, 메릴랜드주 등의 일부 민주당 후보들은 오바마와 거리 두기 같은 소극적 대응에서 더 나아가 이민법 등 주요 이슈에 대해 공화당 의견을 지지하며 유권자를 달래고 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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