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영화 ‘영웅본색’에 우정 등 진실한 감정을 담으려 했습니다. 여러 나라에서 리메이크 제안이 들어왔으나 대부분 액션만 신경 쓰더군요. 그런데 한국에서 온 시나리오는 인간의 깊은 감정이 담겨 있어 리메이크를 허락했습니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2’ ‘적벽대전’등을 만든 홍콩 출신 우위썬(吳宇森ㆍ64) 감독이 자신의 출세작 ‘영웅본색’(1986)을 리메이크한 한국영화 ‘무적자’(감독 송해성) 개봉(16일)을 앞두고 입국, 9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무적자’는 탈북자 출신의 무기 밀매 조직원과 경찰인 그의 동생의 갈등, 우애 등을 암흑가를 배경으로 그리고 있다. 우위썬 감독은 “나는 영화에서 형제애를 소홀히 다뤘는데 ‘무적자’는 이를 제대로 다뤄줘 감동했다”고 밝혔다. ‘무적자’의 총괄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린 그는 “송 감독의 창의성을 위해 제작 과정에서 아무런 의견도 제시하지 않았다. ‘무적자’는 아주 독립적인 스타일과 진정성을 표현한 영화”라고 말했다.
1980년대 후반 ‘영웅본색’과 ‘첩혈쌍웅’ 등으로 한국에서 홍콩 누아르 바람을 일으켰던 우위썬 감독은 아시아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1993년 미국으로 진출, ‘하드 타겟’ ‘페이스 오프’ 등 세계적으로 히트한 영화들을 만들어왔다. 그는 지난 1일 개막한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당대 영화의 혁신자’라는 평가와 함께 평생공로상을 받았으며, 이를 기념한 그의 회고전이 베니스에서 열리고 있다. ‘무적자’도 회고전 특별작으로 선정돼 상영 중이다.
35년 간의 연출 생활을 회고하며 그는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배우의 연기”라고 말했다. 그는 “배우는 영화에 생명을 담아주며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배우의 인생관과 경험을 영화에 반영하기 위해 가족처럼 생각하며 대한다”고 덧붙였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