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째로 접어든 신한금융 사태가 9일 최대 분수령을 맞는다.
신한금융의 빅3이자 이번 사태의 세 당사자이기도 한 라응찬 지주 회장, 신상훈 사장, 이백순 신한은행장이 이날 함께 일본 나고야를 방문, 최대 주주인 재일 동포주주들을 만난다.
지난 2일 은행측이 신 사장을 배임ㆍ횡령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이후 세 경영진이 함께 만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고, 더구나 주주들과 집단면담을 갖는 것 또한 처음이다. 신한을 이끌고 있는 경영진과 주주들의 이번 회동 결과에, 이번 사태가 극적으로 봉합될지 아니면 벼랑끝 상황으로 치닫게 될지 사실상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최종 담판
신한지주에 따르면 9일 일본 나고야에서 재일동포주주 설명회가 개최되며, 이 자리엔 라 회장과 신 사장, 이 행장이 모두 참석한다. 지주 관계자는 “나고야는 재일동포 주주들이 주로 거주하는 도쿄와 오사카 지역의 중간지역으로 이번 설명회에는 주주 대표들이 대부분 참석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재일동포 주주를 대표하는 신한지주 사외이사 4명은 최근 회동을 갖고 “사태 설명을 위한 이사회 개최에는 동의하지만 신 사장 해임여부에 대해서는 양측의 입장을 들어보고 결정한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 설명회는 사실상 신 사장 해임 여부를 결정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그 동안 신한지주는 가급적 이사회를 빨리 열어, 검찰고소 전 신 사장 해임을 매듭짓는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신 사장에 우호적인 오사카지역 주주들이 반발한데다, 라 회장과 이 행장 쪽에 가까운 도쿄지역 주주인 정행남 재일한인상공회의소 고문마저도 7일 본사를 방문해 신 사장 해임반대 입장을 전하면서, 지주측의 ‘속전속결’전략은 사실상 벽에 부딪힌 상태다.
재일동포 주주들은 현재 ▦신 사장 혐의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해임에 반대하며 ▦가장 리더십이 견고했던 신한에서 이 같은 경영진간 이전투구 양상이 벌어진 데 대해 경영진 모두에 깊은 실망과 분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승자와 패자는
만약 이번 나고야 회동에서 이 행장이 재일동포 주주 설득에 성공, 신 사장 해임 지지입장을 끌어낸다면 신 사장은 퇴진이 불가피해 보인다. 설령 검찰조사에서 무죄로 나온다 해도 경영복귀는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재일동포 주주들이 끝까지 신 사장 해임에 반대한다면 역으로 검찰고소를 주도했던 라 회장과 이 행장, 특히 이 행장은 거센 ‘역풍’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현재로선 결과를 예단키 어렵지만, 신한 측은 재일동포 주주설득을 어느 정도 자신하는 분위기다. 이번 사태에도 불구하고 재일동포 주주 사이에 절대적 영향력을 갖고 있는 라 회장이 직접 나선다면, 결국 주주들도 따를 것이란 판단에서다. 한 관계자는 “실제로 이번 일본 방문은 라 회장이 직접 참석을 결정한 것”이라며 “(신 사장 해임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다는 뜻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주 쪽 분위기는 그다지 우호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현지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주주들이 신 사장 개인보다도 이 지경을 야기한 경영진 전체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해임부터 강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주들은 이번 회동에서 3인의 경영진에게 어떤 형태로든 이번 사태를 조기 매듭 할 것으로 강력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나고야 회동을 통해 라 회장이나 신 사장, 이 행장이 주주들 앞에서 모종의 대타협을 이뤄낼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신한측에선 신 사장을 해임하는 대신 일단 직무정지 시키는 안을 일종의 ‘잠정안’으로 내놓고 있지만, 주주들은 이 역시도 신중한 입장이다.
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