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딸 특별채용을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산하기관에서도 전ㆍ현직 국회의원, 단체장, 지방의원의 자녀나 친ㆍ인척들이 대거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채용이 적법한 것인지, 청탁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고 있지 않지만 이제라도 채용 과정에서의 적법성 문제를 따져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기 성남문화재단에서는 전 국회의원의 딸, 전 구청장의 딸, 전 시 고위공무원의 딸, 전 시장의 조카, 현 구청장 조카 등이 근무 중이다. 현 시의원의 아들과 며느리도 나란히 근무하고 있다. 시시설관리공단에서도 시 산하기관의 전 기관장 아들이 일하고 있다. 시청소년육성재단에는 전 시장 비서의 아들이 근무 중이다.
광주지방공사에도 전 시의원들의 자녀 5명과 전 시장의 사위가 있다. 하남도시개발공사에는 전 시장의 조카가 계약직으로 입사해 현재 정규직(기능 4급)으로 전환됐으며 전 시 고위 공직자의 딸과 도시개발공사 고위직 인사의 아들도 핵심 부서에서 근무 중이다. 하남문화예술회관에는 도개공 소속 인사의 아들이 입사해 승진을 거듭하고 있다. 의정부시시설관리공단에도 전 시장의 운전기사와, 전 이사장의 처남이 근무하고 있는 등 특채 과정에서 의혹자들이 10여명에 이른다.
서울도 사정은 비슷하다. 강북구도시관리공단은 4월 이사장 조카를 채용해 수행비서 겸 관용차 운전사로 쓰고 있다. 비록 최하위 직급이지만 57세까지 정년이 보장된다. 이 운전사는 별도의 외부 공지 없이 이사장 면접을 통해 합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단은 현재 운전사의 사표를 받아 수리한 상태다.
성동구도시관리공단에서도 전 구청장의 조카와 조카사위가 2006년 6월 실무계약직으로 특채돼 근무 중이다. 조카사위는 2008년 무기계약직(6급)으로 전환됐고 실무직 상태에서 직위공모를 통해 관리자인 팀장에 올라 일부에서 이례적 승진이란 평을 듣고 있다. 인천의 한 공기업에도 이 회사 고위 간부의 딸이 지난해부터 근무하고 있다.
한 일선 지자체의 인사담당자는 “이들 모두 특혜 입사를 했다고 볼 수도 없고 일부는 조직에서 우수한 기량을 발휘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지역 발전을 위해 설립된 기관에 유력 인사들의 친ㆍ인척들이 유독 많다는 것은 채용 과정에서의 의혹이 불거지기에 충분하다”며 “소위 ‘힘 있는 사람’이 막무가내식 압력을 넣으면 산하 기관 입장에서는 그들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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