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호 태풍 말로(구슬을 뜻하는 마카오어)가 7일 한반도에 상륙하지 않고 남해안을 스쳐 지나갔다. 경남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렸지만 우려했던 큰 피해는 없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말로는 이날 오전 6시 여수 남동쪽 120㎞ 부근 해상까지 접근한 뒤 급격히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부산에서 남서쪽으로 140km 떨어진 해상을 거쳐 이날 밤 늦게 동해로 빠져나갔다. 최대풍속 초속 24m(시속 86㎞)의 약한 강도에 소형태풍(강풍반경 160㎞)인 말로는 예상과 달리 중형으로 발달하지도 않았다. 이는 제주도를 통과하며 편서풍의 영향으로 동쪽으로 떠밀린데다 중국 내륙에 자리잡은 찬 대륙고기압이 태풍의 북상을 저지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앞서 한반도에 상륙했던 7호태풍 곤파스(컴퍼스의 일본식 발음)가 남해의 해수온도를 낮춰 충분한 에너지를 얻지도 못했다.
하지만 경남지역에 최고 180㎜(남해)의 폭우를 뿌리면서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경남 창원시에서는 7일 새벽 창신중고교 인근에서 나무가 쓰러져 전선을 덮치면서 인근 1,133가구가 정전돼 4시간만에 복구됐다. 다행히 농작물은 거의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상청 관계자는 “10월까지 태풍 1개 가량이 더 한반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내다봤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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