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딸 특채 특혜 문제가 7일 국회 외통위에서도 집중적인 비판 대상이 됐다. 의원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외교부의 인사 행태를 질타했다. 외교부 장관대행인 신각수 1차관은 “이번 사태로 인해 외교부가 인사 공정성에서 신뢰를 잃은 것에 대해 뼈아프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첫 질의자로 나선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지금 시중에는 ‘뼈빠지게 돈 들여 자녀교육을 시켜 뭐 하느냐. 장관이나 고관대작 자녀들이 다 차지할 텐데’라는 학부모들의 얘기가 돌고 있다”며 “FTA(자유무역협정) 전문가를 뽑는다면서 전문가는 배제하고 장관 딸을 뽑은 것은 국가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박선영 의원은 한충희 인사기획관이 자신을 유 전 장관 딸 면접위원으로 정하고 그 서류를 직접 결재한 부분이 국가공무원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김동철 의원은 “외교관들은 우리보다 도덕적으로 깨끗한 외국에 근무하면서 뭘 배워왔느냐”라고 질타했고, 외교부 전직 대사 딸 홍모씨 등이 계약직으로 특채된 후 정규직으로 전환된 특혜 의혹도 제기했다.
여당 의원들의 질타도 매서웠다. 한나라당 김영우 의원은 “외교부의 가장 큰 잘못은 취업난 때문에 고민하는 많은 청년들에게 좌절감을 안겨준 일”이라고 비판했고, 같은 당 유기준 의원은 “고시촌에서 청춘을 받치고 사는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라고 공박했다. 홍정욱 의원은 “북미국은 외교부 전체 직원 중 3.7%만이 갈 수 있는 핵심부서인데 본부에 근무하는 고위직 외교관 자녀 20명 중 5명(25%)이나 근무하고 있다”며 특혜 가능성을 지적했다.
반면 외교부 장관 출신인 민주당 송민순 의원은 “한국 외교부가 도덕적으로 문제 있는 것처럼 비춰지면 국제사회에 나가 힘을 받겠느냐”며 “비난 받을 건 받더라도 정당하지 않은 비난에는 설명을 하라”고 조언했다.
한편 신각수 차관은 “특채제도의 공정성에 의구심이 많아 아예 제도 자체를 행정안전부에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특채제도의 역량평가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외부기관에 기탁해 객관성을 보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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