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만에 열리는 북한의 조선노동당 제3차 대표자회 개막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어 그 배경을 두고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은 지난 6월 ‘조선노동당 대표자회를 주체99년(2010년) 9월 상순에 소집할 것을 결정한다’고 공표했다. 북한이 정확한 시점을 예고하지 않았지만 6일엔 개막될 것으로 보는 관측이 우세했다. 1966년 2차 당대표자회 당시 대표자 선거에서 개최까지 1주일 걸렸다는 점을 근거로 7일 개막설에 무게를 두는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북한 매체들은 메가톤급 행사의 전통 의례라고 할 만수대 김일성 동상 참배 등의 예비 동향을 7일까지 전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개막 시점을 놓고 ‘참가자 등록사업이 이미 지난 4일 시작됐고 본회의는 8일 하루 동안 진행된다’(대북 인권단체 ‘좋은벗들’), ‘지방당 대표자들에게 9일까지 평양에 집결 지시가 내려졌고 량강도 당대표들이 6일 평양으로 떠났다’(대북 인터넷매체 ‘데일리NK’) 등의 엇갈린 관측이 나온다.
북한 정권수립일인 9ㆍ9절과 중복 배치하기가 어렵다는 점, 하루 일정으로 빅이벤트를 열 가능성이 적다는 점을 근거로 10일(금요일)을 넘겨 다음 주 초로 본회의 개막이 넘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북한에선 ‘상순’이 ‘1~10일’, ‘1~15일’ 중의적으로 사용된다는 점도 근거다. 이 경우 월요일인 다음 주 13일 개막해 2, 3일 일정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수해 피해와 (당대표자회 공표 이후 이뤄진) 김정일 국방위원장 방중에 따른 북한 내부 상황 정리 필요성 등으로 조금 연기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복수의 북한 소식통을 인용 “당초 1일 평양으로 출발한다는 계획 아래 미리 도 소재지(도청 소재지)에 집결했던 시∙군 지방당 대표자들이 열흘 가까이 발이 묶여 있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당 중앙위가 대기 지시만 되풀이해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도 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시∙군당 대표들은 외국인 호텔, 방청객 참가자들은 여관에 투숙하며 김 위원장이 과거 현지 시찰했던 공장, 기념탑이나 기록 영화를 보며 소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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