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참으세요. 경기가 살아났다는 점을 몸으로 느끼지 못해 답답하시겠지만 정부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대신 여러분도 옛날 방식의 가게 운영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고 노력해 주십시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7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만나는 상인마다 손을 붙들고 이 말을 되풀이했다. 추석을 앞두고 물가 상황도 점검하고 상인들의 애로 사항을 듣기 위해 이곳을 찾은 그는 10여 곳 가까운 가게에 들러 전통시장 전용 상품권인 ‘온누리 상품권’으로 과일과 주전부리를 직접 사며 재래 시장 상인들을 응원했다.
8.8 개각에서 교체 대상에 포함되면서 ‘짧고 굵게’ 장관하고 여의도로 돌아간다는 말을 남긴 최 장관. 그러나 후임 장관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들로 물러나자“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일하겠다”며 예전처럼 현장을 누비고 있다.
재래시장 방문도 그 중 하나. 최 장관은 이날 전국상인연합회,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한전, 새마을금고연합회 등 상품권 구매 협약 기관 관계자들과 함께 올해 130억원어치 온누리 상품권을 구매한다는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
온누리 상품권은 지난해 7월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만들어져 지난해 추석을 전후해 68억원어치가 팔렸고 도입 1년 만에 378억원어치가 팔렸다. 가맹 시장이 600여 개에서 800여개로 늘고 취급 금융기관도 많아졌다.
최 장관은 이 자리에 온 대한상의 이동근 부회장, 전경련 이승철 전무 등을 향해 “회원사인 대기업들이 상품권을 많이 사도록 독려해 달라”며 “명절 대목에도 우울한 중소상인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도록 해야 하며 온누리상품권 이용이 그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지경부 관계자는“10대 대기업 45억원, 한국전력공사 등 공공기관 45억원, 주요 금융기관 20억 원, 개인 구매 20억원이 목표”라며 “특히 한전은 노조와 회사측이 손을 잡고 모든 임직원이 39억원어치를 사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근 화두로 떠오른 ‘공정 사회’와 관련,“재래 시장 주변에는 대기업의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대해 허가제를 도입해 아무렇게나 문을 여는 것을 조절하겠다”면서도“그렇다고 재래시장 역시 공동 물류센터 운영, 스마트 샵, 상인 대상 서비스 교육 강화 등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