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광역수사대는 7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경북 경주 양동마을 등 전국의 고택을 돌며 문화재를 훔쳐 처분한 일당 11명을 검거하고 도난당한 문화재 7,900점(시가 200억 상당)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회수한 문화재는 역대 최대 규모다.
경찰은 이날 양동마을 서백당(국가중요민속자료 23호) 등 고택과 서원 10곳에 침입해 영정 현판 고문서 등을 훔쳐 판매한 이모(53)씨를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또 이씨로부터 장물을 구입해 판매한 서모(42)씨 등 6명과 장물 문화재임을 알면서 고서협회 등에 알선 유통시킨 오모(56)씨 등 3명, 서씨 등의 의뢰를 받고 인터넷 경매사이트를 통해 유통시킨 김모(55)씨도 불구속입건했다.
이와 함께 일당이 해외로 밀반출하려던 고서화 160점(시가 50억원 상당)도 회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2006년 11월 전남 나주시 전의 이씨 재실 여재각에 침입해 현판과 고문서 등을, 지난해 3월 전남 영광군 신호준 가옥에서 병풍 그림 고서 등 548점을 훔친 혐의다.
장물업자인 서씨 등은 이씨 등이 훔친 문화재를 넘겨받아 원소장자를 알아볼 수 없도록 장서인을 칼로 긋거나 낙관을 오려 내는 등의 방법으로 훼손한 후 김씨에게 판매를 의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훔친 문화재를 절도범 공소시효(7~10년)가 끝나는 시점까지 보관한 뒤 유통하려 했다. 특히 재중동포 등을 통해 중국에 밀반출을 시도했다.
경찰은 그러나 공소시효가 지나 절도범을 처벌할 수 없더라도 장물의 은닉과 거래자는 처벌할 수 있는 개정 문화재보호법을 처음 적용해 문화재를 회수했다.
이번에 회수한 주요 문화재는 서백당에서 도난 당한 등 72권과 강릉선교장(국가 중요민속자료 5호)의 등 5책, 국보110호 ‘이제현 초상’을 유사하게 옮겨 그린 ‘익재영정’(전남문화재자료 164호) 등이다.
대전=허택회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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