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복귀 3일 만에 다시 2군으로 강등된 이승엽(34ㆍ요미우리)의 거취가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
사실상 요미우리 유니폼을 입고 다시 뛸 일은 없어 보인다. 시즌 종료 후 헐값에 일본 내 타 팀 이적이 유일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승엽의 좁아진 입지는 일본에서뿐만 아니다. 이승엽은 6일 발표된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물론 예비 엔트리에도 없었다. 이승엽이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대표팀의 호출을 받지 못한 것은 처음이다.
이승엽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고, 지난해 열린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를 고사했다. 하지만 올시즌 전 국내에 머물면서 훈련 도중 대표팀 복귀 의사를 내비쳤다.
당시만 해도 조범현 대표팀 감독은 “이승엽이 있는 것만으로 큰 힘이 된다”면서 무조건 발탁 의사를 보였다. 그러나 이승엽이 요미우리에서 잊혀짐과 동시에 대표팀에서도 멀어졌다.
이승엽을 일찌감치 배제한 건 팀 내 입지가 좁아진 이승엽을 위한 배려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요미우리와 결별이 기정사실화가 된 만큼 대표팀 차출에는 오히려 문제가 없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어쩌면 이승엽으로서는 국제대회에서 건재를 알린다면 타 팀 이적에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대호(롯데)와 김태균(지바 롯데)이 버티고 있는 1루 자리에 더 이상 이승엽의 무혈입성은 없었다.
선동열 삼성 감독은 “이승엽이 와도 우리 팀에 자리가 없다”고 밝혔다. 웃으면 말했지만 뼈있는 얘기였다. 세대교체에 성공한 삼성으로서는 이승엽에게 거액까지 안겨주며 한 자리를 내줄 필요가 없다는 얘기였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재일동포 장훈씨는 이승엽이 연봉 5,000만엔 정도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냉정한 현실을 지적했다. 5,000만엔은 이승엽이 2004년 지바 롯데 유니폼을 입고 일본에 진출할 때 받은 연봉 2억엔의 4분의 1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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