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현대건설 서울경제 여자오픈에서는 여러가지 일이 있었습니다. 먼저 제가 1라운드를 마친 뒤 저혈압 증세로 대회를 포기하는 일이 발생했구요. 골프 규정 위반으로 우승자가 뒤바뀌는 해프닝도 일어났습니다. TV로 보면서 실력만큼이나 룰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는데요.
이번 대회에서는 ‘프리퍼드 라이’라는 로컬룰이 적용됐는데요. ‘프리퍼드 라이’는 폭우 등 악천후의 영향으로 볼에 진흙이 묻었을 때 들어올려 닦은 뒤 한 클럽 길이 이내에서 리플레이스를 할 수 있도록 한 규정입니다. 물론 ‘프리퍼드 라이’는 페어웨이에서만 적용됩니다. 이 규정 적용을 처음 보신 분들은 ‘선수들은 페어웨이에서 공을 들어올려도 되는구나’라는 의아한 생각을 하셨을 겁니다.
‘프리퍼드 라이’를 할 때도 주의를 해야 하는데요. 우선 공이 페어웨이에 떨어지면 티를 꽂고 공을 들어올립니다. 또 리플레이스를 할 때도 공이 핀에 가까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저도 올해 호주에서 열린 ANZ 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 ‘프리퍼드 라이’ 때문에 벌타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많은 대회에 출전하다 보면 프로들도 어이없는 실수를 범하기도 합니다. 종종 일어나는 것 중 하나가 골프 클럽수 위반인데요. 라운드를 할 때 사용할 수 있는 클럽은 14개인데요. 연습장에서 훈련하던 클럽이 끼어들어 벌타를 받는 선수들도 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아마추어 장수연(16ㆍ함평골프고1)이 순간의 실수로 우승을 놓치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는데요. 2위 이정은(22ㆍ호반건설)에 2타차로 최종 라운드를 마쳤지만 15번홀에서 어프로치샷을 하는 순간 골프백이 홀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장면이 목격되면서 결국 2벌타를 받았습니다. 골프에서는 플레이어가 스트로크를 하는 동안에는 어떤 장비도 세워둬서는 안된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이죠.
아마추어 골퍼들은 라운드 도중 클럽을 핀 방향으로 놓고 어드레스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것도 물론 반칙입니다. 또 공이 놓인 자리의 잔디를 클럽으로 눌러 치기 쉽게 만드는 것도 벌타입니다.
골프는 정직한 운동입니다. 모든 운동 중에서도 매너가 가장 중요하죠. 동료들을 속이고 규칙을 어겨가면서 좋은 스코어를 낸다고 해도 라운드를 마친 뒤 찜찜한 느낌이 들겁니다. 아마추어 골퍼들도 몇타를 더 치더라도 규칙을 지켜가면서 자신을 속이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2010시즌 KLPGA 히든밸리ㆍ하이원리조트컵 챔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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