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상부가 특별채용에서 유명환 장관의 딸 현선(35)씨를 합격시키기 위해 시험위원을 임의로 선정해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주는 등 노골적 편의를 제공한 것으로 행정안전부 특별감사 결과 드러났다.
행안부는 6일 유 장관 딸에 대한 특감 결과를 발표하며 “외교부가 현선씨를 합격시키기 위해 관계 법령을 위반하는 등 시험관리 전반에 걸쳐 공정성을 훼손시킨 혐의가 포착됐다”고 밝혔다.
특감 결과에 따르면 외교부는 시험위원을 구성하는 단계부터 국가공무원법과 공무원임용시험령 등 관계 규정을 위반했다. 보통 면접관 등 시험위원은 해당 기관장이 결정하게 돼 있지만 이번 특채 때는 외교부 인사담당자였던 한충희 인사기획관이 내부결재 등의 절차를 무시하고 자신을 포함한 외교부 간부 2명이 5명의 위원에 포함되도록 한 것이다.
한 기획관 등 외교부 간부는 특히 면접 과정에서 유 장관 딸에게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줘 현선씨가 면접종합평가에서 1등을 차지할 수 있었다. 외부 시험위원 3명은 유씨가 아닌 다른 응시생에게 더 높은 점수를 줬다. 행안부 관계자는 “외교부 간부들은 심사회의를 할 때도 ‘실제 근무 경험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등 외교부에 근무한 적이 있는 현선씨에게 유리한 쪽으로 심사를 유도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시험 절차 등도 최대한 현선씨에게 유리하도록 바꿨다. 통상(通商) 관련 법적 분쟁 등을 다루는 자유무역협정(FTA) 담당자와 업무 유관성이 높은 변호사를 배제하기 위해 현선씨가 갖고 있는 경력인‘석사 후 2년 경력자’를 응시자격으로 추가했다. 또 현선씨가 영어 성적표를 준비할 수 있도록 시험공고 후 10~15일 이내에 끝냈던 원서접수를 이번에는 재공고가 난 후 26일이 지나서 마감한 것으로 밝혀졌다.
행안부는 외교부 인사담당자에 대해 관계 법령에 따라 책임을 묻게 하고 또 다른 외교관 자녀에 대해서도 채용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는지를 가려낼 방침이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특별감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특채 의혹에 대한) 관련자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