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기갑부대의 주력인 K1전차가 부품 섞어 쓰기 때문에 훈련 도중 화재가 났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6일 육군에 따르면 6월 18일 전남 장성군 육군기계화학교에서 조종교육을 하고 있던 K1전차의 엔진 부위에 기름이 새면서 불이 붙었다. 육군 관계자는 "조사 결과, 커플링으로 불리는 2개의 엔진연결이음새에 규격이 서로 다른 국내와 외국 회사의 제품을 사용했다"며 "이로 인해 엔진과 연결되는 호스 내부의 유압이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아 작동 중 높은 압력이 가해졌고, 이 과정에서 밖으로 누출된 기름이 과열된 엔진으로 흘러 불이 붙은 것으로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제조 회사가 달라도 눈으로 보기에는 부품의 크기가 비슷하기 때문에 일선 부대에서 혼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며 "바로 화재를 진압해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육군은 사고 직후 예하부대에 K1전차의 부품 섞어 쓰기를 금지하는 지침을 내려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외국산보다 단가가 낮다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국산 제품을 사용하는 폐해를 막기 위해서였다.
한편 K1전차는 지난달 6일에는 경기 파주시 무건리훈련장에서 실사격훈련 중 폭발로 포신 끝이 50㎝가량 찢어졌다(사진). 육군은 이 사고를 브리핑하면서 "K1전차는 지난해 10월까지 8차례 포신이 파열되는 같은 사고가 있었다"며 "이후 K1전차에서 문제가 생긴 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6월 화재 사고가 뒤늦게 드러나면서 일부에서는 군의 석연치 않은 태도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군 당국은 이번 사고가 포신 안에 이물질이 끼어 폭발한 것에 무게를 두고 정밀조사에 착수했다. 이와 함께 최신예 K21장갑차가 지난해 12월과 올해 7월 잇따라 훈련 도중 침수된 사고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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