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미술계를 주름잡는 유명 큐레이터인 다니엘 번바움(47ㆍ스웨덴 스톡홀름미술관장)과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42ㆍ영국 서펜타인갤러리 공동 디렉터)가 6일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하는 한국국제아트페어(KIAF)를 앞두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학술행사 ‘예술 상품화 시대의 변화하는 패러다임’에서 대화를 나눴다.
번바움은 지난해 베니스비엔날레 총감독이고, 오브리스트는 영국 미술 전문지 ‘아트리뷰’가 지난해 발표한 ‘세계 미술계의 파워인물 100명’ 중 1위에 오른 인물이다. 두 사람은 이날 행사에서 현대미술의 상업화와 글로벌화 경향에 대해 주로 의견을 교환했다. 행사에는 이들과 함께 영국 테이트모던 미술관의 국제미술품 컬렉션 책임자인 프란시스 모리스도 참여해 테이트모던의 최근 컬렉션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오브리스트는 ‘21세기형 큐레이팅’을 주제로 한 연설을 통해 고정된 전시장을 벗어난 ‘열린 전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부엌에서 열었던 전시 ‘키친쇼’와 서펜타인갤러리 정원에서 여는 ‘파빌리온 프로젝트’ 등을 예로 들며 “미술의 영역을 뛰어넘어 문학과 음악, 건축 등 다양한 분야와 교류하는 전시기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엔날레와 아트페어의 관계에 대해 발표한 번바움은 “시장을 완전히 떠난 순수한 예술을 논하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고, 예술 역시 상품화를 피할 수 없는 만큼 결국 문제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번바움은 은행 등 각종 기업의 재정 지원을 통해 교육과 전시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독일의 현대미술센터 포르티쿠스의 사례를 소개했다. 오브리스트 역시 “큐레이터에게 전시를 위한 재원 조달이 중요한 부분이 되고 있다”며 “현대미술에 대한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미술의 글로벌화 역시 중요한 화두였다. 번바움은 “과거 서구 중심의 교만한 예술 세계는 글로벌화를 통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아시아,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에서 적극적으로 주최하는 비엔날레가 그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리스도 유럽과 북미 중심이던 테이트모던 미술관의 컬렉션이 최근 아시아와 남미, 중동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올해 9회째인 KIAF는 9~14일 코엑스 1층에서 열리며, 16개국의 193개 갤러리가 참여해 5,000여점의 미술품을 전시, 판매한다. (02)766-3702
김지원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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