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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 주연‘해결사’/ 누명 쓴 전직 형사의 유쾌 경쾌한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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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 주연‘해결사’/ 누명 쓴 전직 형사의 유쾌 경쾌한 액션

입력
2010.09.0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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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연구소란 간판을 달았지만 실제로는 흥신업소 대표인 태식(설경구). 사건 해결에 탁월한 능력을 보였던 형사 출신이나 불륜 현장 포착도 마다하지 않는 신세로 전락했다. 어느 날 그는 불륜 증거 수집이라는 일상적인 업무를 위해 한 모텔 방을 찾았다가 난자된 한 여인의 시신과 맞부딪힌다. 어느 누가 자신에게 살인죄를 뒤집어 씌우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될 찰라 휴대폰 벨이 울린다. “누군가를 납치해 오면 당신의 누명을 벗겨주겠다.”

태식이 납치해야 할 사람은 “내가 입을 열면 핵이 따로 없다”고 장담하는 전 금융회사 대표 윤대희(이성민). 대선 가도에 태풍의 눈으로 작용할 인물로 검찰 출두를 앞두고 있다. 납치의 배후는 주요 정당의 야심만만한 여성 대변인 오경신(문정희)이다. 영화는 그렇게 초반부터 피비린내를 풍기고, 음습한 음모가 스크린 뒤로 깔린다.

영화의 기본 구도와 달리 전개는 밝고 경쾌하다. 정치 코믹 액션물로 불러도 무방하다. 대권을 향한 정치권의 권모술수가 이야기의 주요 축으로 등장하나 영화의 서술은 복잡하거나 심각하지 않다. 군더더기라 할 이야기들의 가지들을 쳐내고 간결하고도 우직하게 영화는 직진한다. 이 영화 최고의 미덕이다. 99분이라는 비교적 짧은 상영시간에 들어가 있는 컷은 무려 2,543개. 2.3초당 컷이 바뀌는 셈이다.

태식이 남다른 두뇌회전과 탁월한 무술 실력으로 조금씩 누명을 벗고 거대한 음모를 세상에 드러내는 과정이 투박하면서도 흥미롭다. 여러 영화에서 감초 역할을 해온 오달수와 최근 급부상한 조연 배우 송새벽의 콤비 연기가 웃음을 전달한다. 다른 사람이 내뱉으면 전혀 웃기지 않을 대사 “도시가스예요. 제가 잠갔어요”로 폭소를 불러내는 송새벽이 조금 더 웃겨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맥락 없이 과도하게 전개되는 마지막 차량 추격전은 킬링타임용이라는 이 영화의 정체성을 분명히 한다. 적당한 활극과 적당한 유머를 적당한 완성도로 버무려 적당한 재미를 던져주는 영화다. 류승완 감독 연출부를 거친 권혁재 감독이 류 감독 각본으로 만든 데뷔작이다. 15세 이상 관람가, 9일 개봉.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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