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의 환호가 있으면 탈락의 아픔도 있는 법. 최종 엔트리 발표일만을 노심초사 기다리다가 고개를 떨어뜨린 이들이 한둘이 아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윤석민(KIA)에게 태극마크를 내주고 중도 탈락했던 두산 오른손투수 임태훈(22)은 이번에도 고배를 들었다. 9승(11패)을 올렸지만 승부처에서 장타를 얻어 맞는 등 기복이 심하다는 약점이 있어 기술위원들을 사로잡지 못했다.
포수 최초 100타점에 빛나는 조인성(35ㆍLG)은 수비에서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한 기술위원은 6일 최종 엔트리 발표 후 “조인성의 방망이야 누구나 인정하지만, 아무래도 수비가 아쉬웠다”고 설명했다. 조인성 대신 ‘포수 지존’ SK 박경완과 2년 전 베이징올림픽 때 금메달에 힘을 보탠 롯데 강민호가 대표팀 마스크를 쓰게 됐다.
부상에 발목이 잡힌 롯데 유격수 박기혁(29)도 속이 쓰리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이어 세 번째 태극마크를 노렸지만, 6월말 왼쪽 복사뼈 골절상을 입으면서 실력을 보여줄 기회를 잃었다. 피땀 어린 재활로 이달 들어 1군에 복귀했으나 이미 버스는 떠난 뒤였다.
새로운 팀에 적응하느라 바빴던 황재균(23ㆍ롯데), 잘나가다 지난달 말 오른손가락을 다친 두산 이원석(24)도 잡힐 듯했던 대표팀 3루수 글러브가 눈에 아른거린다. 임태훈, 박기혁, 황재균, 이원석은 모두 병역 미필자들이라 특례 혜택 기회를 잃은 안타까움은 더하기만 하다.
양준호기자 pir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