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ㆍ현직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돈과 주식 같은 재화가 아닌 지식과 경륜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나섰다.
전ㆍ현직 CEO 31명이 참여해 만든 사단법인 ‘CEO지식나눔’이 6일 창립식을 갖고 본격적인 지식 기부 활동에 들어갔다. 공동 대표는 조영철 전 CJ홈쇼핑 사장과 김종욱 한미파슨스 감사(전 우리투자증권 회장), 노기호 LG화학 고문(전 LG화학 사장), 박종식 전 삼성지구환경연구소 소장, 이방주 JR자산관리 회장(전 현대산업개발 부회장) 등 5명이 맡았다.
조영철 공동대표는 이날 창립식 환영사를 통해 “CEO로서 국가와 사회로부터 받아온 많은 관심과 사랑, 또 그 동안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필요한 곳에 나누고자 하는 여러 CEO회원들의 뜻에 따라 이번 CEO지식나눔을 설립하게 됐다”며 “기업, 대학, 정부기관,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력해 사회ㆍ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단체 설립 비용은 회원들의 사재로 충당됐다. 회비와 강의ㆍ컨설팅 수입으로 운영 경비를 댈 계획이고, 잉여 수입은 모두 사회복지재단에 기부키로 했다. 대학생과 소외계층 등을 대상으로 한 강의와 멘토링은 무료로, 지방자치단체와 개별 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 강의 및 컨설팅은 유료화하기로 했다.
CEO지식나눔은 지난달 23일 한국사이버대학과 지식나눔 협약을 체결했고, 이날 창립식에서도 한양대와 강의 및 연구활동, 멘토링 협력 협약을 맺었다. 또 한국장학재단과의 협약에 따라 이달부터 50여명의 대학생들과 정기 멘토링 활동을 시작했다. 매달 두 시간씩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하는 멘토링은 진로 상담과 함께 각 회원들의 종사 분야와 특성에 맞춰 진행된다.
예컨대 조영철 전 CJ홈쇼핑 사장의 경우 전자상거래를 주제로 프로그램을 구성, 자신이 맡은 멘티(mentee)를 대상으로 CJ오쇼핑 견학 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기업 컨설팅의 경우 회원들이 해당 기업에 기본적인 경영 방침을 제시하거나 전문 컨설팅사와 제휴해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상도 갖고 있다.
창립회원인 김종훈 한미파슨스 회장은 “많은 경영인들이 참다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 왔다”며 “지식나눔 활동이 선배 지도자들의 지식과 경륜을 후배 세대와 함께 나눌 수 있는 창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CEO지식나눔에는 강정호 전 한국선물거래소 회장, 김병일 김앤장 상임고문, 이상현 전 삼성전자 사장, 박문화 전 LG전자 사장, 박호군 전 과학기술부 장관 등 정ㆍ재계와 학계를 망라한 다양한 분야의 CEO급 인사들이 참여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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