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병을 앓고 있는 초등학교 학생이 휠체어를 타고 아버지와 3번째 국토종단에 나섰다.
온몸의 근육이 약해지는‘근이영양증’을 앓고 있는 배재국(14ㆍ대전 옥계초 6년)군은 6일 오전 아버지 종훈(44)씨와 함께 중구 옥계동 학교정문에서 교직원과 학생 등 100명의 환송을 받으며 경북 포항 호미곶까지 5박6일간 대장정에 나섰다.
배군의 이번 도전은 몸이 불편해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친구들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다. 배군은 배웅에 나온 친구들에게 “어떤 일이 있어도 아빠와 함께 꼭 완주해 호미곶 일출을 보겠다”고 다짐했다.
배군은 호미곶까지 270㎞가 넘는 거리를 국도나 지방도를 따라 전동휠체어를 타고 가고, 아버지는 걸어서 배군과 동행한다. 도중에 비를 만나면 수동휠체어로 교체해 아버지가 밀고 갈 계획이다.
배군 부자가 하루 이동하는 거리는 평균 40㎞가 넘는다. 11일 오전 도착 예정시각에 맞추려면 그리 강행군해야 한다. 때문에 배군은 이번 장정을 위해 아버지와 함께 하루 20~25㎞가량의 산책코스를 다니며 ‘훈련’을 했다.
아버지 배씨는 “재국이가 지난해까지는 혼자 밥을 먹을 수 있었는데 몸이 점점 더 굳어져서 힘들어 한다”며“휠체어 타는 것이 힘들 텐데 포기하지 않는 아들이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배군 부자는 2007년 6월 부산에서 서울까지 처음 국토 종단을 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전남 해남 땅끝마을에서 임진각까지 670㎞를 21일간의 일정으로 행진을 한 바 있다. 내년에는 6,000㎞에 달하는 미국 대륙횡단 계획도 갖고 있다.
종훈씨는“재국이의 국토종단이 근육병을 앓는 어린이들에게 얼마만이라도 희망을 주었으면 좋겠다”며 “며 “내년 미국횡단도 꼭 성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전=허택회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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