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제조업은 국제 경쟁력이 날로 높아지고 있으나 관광, 의료, 교육 등의 서비스업은 오히려 뒷걸음질쳐 제조ㆍ서비스업간 불균형이 깊어지고 있다. 일자리 창출이 제조업의 2배에 달하는 서비스업이 후퇴하니 수출이 잘 돼도 고용이 늘지 않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6일 ‘우리나라 서비스 수출의 문제점과 경쟁력 현황’보고서를 통해 “2000년 우리나라 제조업의 수출액 순위와 서비스업의 수출액 순위는 모두 전 세계 12위로 어느 정도 균형을 이뤘었다”며 “이후 제조업 수출은 크게 늘어난 반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서비스업 수출액은 560억달러에 불과, 전 세계 국가중 19위로 추락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제조업 수출이 같은 기간 9위로 올라선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제조업 수출은 올해 상반기엔 7위까지 상승,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격차는 앞으로 더 커질 전망이다. 제조업 기준 10대 수출국 중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수출 순위가 10단계나 벌어지는 국가는 우리뿐이다. 지난해 서비스업 전 세계 수출 1위는 미국(4,700억달러)으로 우리의 9배에 가까웠다.
서비스업 수출이 부진한 탓에 서비스업 부문은 매년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990년부터 최근까지 적자 누계액은 1,400억달러에 육박하지만 상황이 개선될 조짐조차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연간 적자 규모 172억달러는 1990년 적자액 6억1,000만달러의 28배를 넘는다.
국제무역연구원은 특히“우리나라 서비스업 고용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70.5%에도 못 미치는 67.3%에 불과하다”며 “이는 OECD 가입 30개국 중 23위”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서비스업 고용 비율은 81.6%, 영국은 80.8%다.
문제는 서비스업이 활성화해야 실업을 줄일 수 있다는 것. 한국은행의 ‘2007년 고용표로 본 우리나라의 고용구조 및 노동연관효과’에 따르면 서비스업 취업유발계수는 10억원당 18.1명으로 제조업(9.2명)의 2배에 가깝다. 일자리를 늘리고 국제수지도 개선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는 얘기다.
최용민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서비스 무역은 고용과 경상수지에 큰 영향을 끼치지만 제조업 위주 발전전략 때문에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다”며 “서비스업에 대해 제조업에 준하는 금융 및 조세지원을 하고,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통한 비관세 장벽제거, 해외 마케팅 강화, 외국인 투자유치 등의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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