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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차명계좌 조현오 발언, 틀린 것도 맞는 것도 아냐" 이인규 前대검 중수부장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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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차명계좌 조현오 발언, 틀린 것도 맞는 것도 아냐" 이인규 前대검 중수부장 밝혀…

입력
2010.09.0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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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중수부장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이인규 변호사가 조현오 전 경찰청장의 노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을 시인하는 듯한 발언을 다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변호사는 5일자 에 실린 인터뷰에서 조 청장의 발언에 대해, "틀린 것도 아니고 맞는 것도 아니다. 꼭 차명계좌라고 하긴 그렇지만. 실제로 이상한 돈의 흐름이 나왔다면 틀린 것도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그런 것 없다'고 했는데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하면 될 것을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는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모호하지만 듣기에 따라선 차명계좌의 존재를 시인한 것으로 해석할 만한 발언이다.

이 변호사는 '박연차 500만달러 제공설'에 대한 박연차 전 회장의 구체적 진술도 전했다. 인터뷰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 부부와 박 전 회장이 청와대 관저에서 만찬을 하던 중 권양숙 여사가 아들이 미국에서 돈이 없어 월세를 사는 얘길 계속하다가 집 사는데 한 10억원 든다는 얘기까지 나오자, 박 전 회장이 "제가 해드리겠습니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현재 야당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정치인도 박 전 회장한테 최소 1만달러를 받았다" "(청문회에 나가는 것을) 야당도, 여당도 원하지 않았다"는 말도 했다.

이 변호사의 발언에 검찰은 난감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당시 수사팀의 한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청문회 불출석을 이유로) 자신을 고발한 것 때문에 흥분해 사석에서 한 얘기를 그대로 기사화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어쨌든 재수사를 할 것도 아니고 종결한 수사를 재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다른 검찰 관계자는 "중수부장까지 하신 분이 나가서 검찰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예민한 사건을 떠들고 다니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 측에서 조 청장을 고소 고발했으니 이 조사결과를 보고 정치권에서 어떻게 할지 논의하면 된다"며 "야당 인사 중 1만달러를 받은 사람이 있다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전현희 대변인은 "청문회에 나오지 말라고 한 여당의 정치인이 누구인지, 야당의 유력 정치인이 누구인지 명백하게 밝히기 바란다"고 촉구했고, 친노계 인사인 민주당 김현 부대변인은 "검찰 시절에도 생중계하듯 피의사실을 공표해 대통령에게 수모를 주더니 그 방식이 여전하다"고 반발했다.

이 변호사의 발언은 조 청장의 명예훼손 사건 수사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변호사가 사건의 실체에 대해 논란이 될 발언들을 하면서 검찰이 어떤 결론을 내더라도 정치적 공방에 휩쓸릴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 변호사는 이날 발언의 진의(眞意)에 대해 "보도내용이 정확하지 못하다"고만 밝힌 뒤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이 변호사의 말은) 결국 차명계좌 없다는 얘기 아니냐. 문제될 것 없다. 다른 발언내용에 대해서도 우리가 왈가왈부할 부분은 없다"고 밝혔다.

문준모기자 moonjm@hk.co.kr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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