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식 특별검사팀이 '스폰서 검사' 수사에 나선 지 한 달이 지났다. 8일에는 1차 수사 기한(35일)이 만료된다. 특검팀은 특검법에 따라 수사 기간을 28일까지로 연장했다. 그러나 추석 연휴와 수사 마무리에 필요한 시간 등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수사 기간은 10여일밖에 남지 않았다.
특검팀은 1차 수사 기간 중 사업가로부터 사건 처리 청탁과 함께 1억여원의 향응을 받은 전 서울고검 수사관 2명을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했다. 물론 범죄 혐의자 사법처리가 특검팀의 성과를 평가하는 유일한 잣대는 아니다.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는 것이 본질적 책무임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종착역을 향해가는 특검호의 사정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수사의 핵심인 '스폰서 검사'의혹 규명에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관련자 사법처리는 고사하고 실체적 진실 규명 작업이 벽에 부딪친 형국이다. 이러다 검찰 진상규명위원회 수사 내용만 확인하는 선에서 수사가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특검 무용론이 슬며시 고개를 다시 들고 있는 것은 특검팀으로선 수치스러운 일일 것이다.
출범 때부터 스폰서 검사 특검팀의 수사 여건이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다. 제보자인 경남지역 건설업자 정모씨의 일방적 진술에 의존해야 하는 데다 시간이 많이 흘러 증빙 자료도 부실하거나 없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그러나 특검팀의 수사 의지가 충만했느냐는 별개 문제다. 이전 특검처럼 내분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일부 파견 검사들의 제 식구 감싸기식 수사 태도, 민경식 특검의 수사 경험 부족과 리더십 부재 등 거론되는 특검팀 내부의 문제점은 특검팀이 수사상 한계를 핑계로 진실 규명의 의지마저 접은 것은 아닌지 의심케 한다.
특검팀이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기란 물리적으로 힘들 것이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전열을 재정비해 수사력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제대로 구사한다면 성과를 올리지 못할 이유도 없다. 검찰의 스폰서 문화 척결 노력을 끝까지 포기해선 결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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