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개시를 앞두고 한중 양국간의 농산물 등 민감분야 처리방안에 대한 사전협의가 28~30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다. 양국은 올해 말까지 두 차례의 사전협의를 갖기로 해 사실상 한중 FTA 협상에 시동이 걸렸다.
5일 주중한국대사관과 중국 상무부 등에 따르면 이태호 외교통상부 FTA정책국장과 위젠화(兪建華ㆍ사진) 중국 상무부 세계무역조직국장은 지난주 말 일본 도쿄(東京)에서 열린 한중일 FTA 산ㆍ관ㆍ학 합동연구 2차회의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이 국장과 위 국장을 대표로 하는 한중 FTA 실무단은 연말까지 두 차례의 사전협의에서 민감분야에 대한 일괄타결 방식의 합의를 추진, 상호 적절한 수준에서 본 협상이 시작되도록 조율할 계획이다. 한국 측은 쌀 등 민감한 농수산업 분야와 한의사를 비롯한 노동인력의 양국이동 등을, 중국 측은 섬유분야에서의 수입제한과 서비스 시장의 점진적 개방 등을 현안으로 상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측은 농수산업 분야에서 대중국 수입확대로 국내 생산에 한미 FTA체결에 따른 영향보다 4~5배 가까운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반면 중국 측은 3년 전부터 중국이 식량순수입국으로 전환한 점을 들어 대(對)한국 수출확대는 제한적이라는 주장을 펼칠 것으로 보이는 등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양평섭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베이징 소장은 5일“한중간 교역규모로 볼 때 한중 FTA는 한미 FTA를 능가하는 파급력을 지녔다”며 “우리의 경우 농수산업 품목과 저가 공산품은 물론 첨단기술력이 적용된 다국적기업 제품들의 수입이 급증하면 중소기업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인 만큼 면밀한 대응이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KOTRA 베이징무역관이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 539개사를 대상으로 지난달 말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기업의 절반 이상인 50.8%가 한중 FTA 협상 본격화 희망시기를 ‘향후 1년 이내로 늦어도 내년 상반기 시작’이라고 응답했다. 한중 FTA 체결이 그만큼 시급하다는 것이 우리 산업계의 목소리인 셈이다. 다음으로‘향후 1~2년 내(37.8%)’와 ‘2년 이후(11.5%)’의 순이었다. 한중 FTA 찬성비율은 전체의 73.5%로 압도적이었다. 찬성의 이유로 52.3%가 중국의 수입관세율 인하효과를 들었고, 한중 기업협력 기회확대(21.4%)와 중국 비관세 장벽감소(10.9%), 대중국투자증가(8.0%), 중국산수입가격 인하(5.8%)등의 순이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