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작가 미치 앨봄(52)의 은 1997년 미국에서 처음 나온 이래 41개 국에서 번역 출간돼 지금까지 2,600만부, 한국에서만도 30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다. 루게릭 병으로 죽어가는 노교수 모리스 슈워츠가 생애 마지막 6개월 동안 제자인 그에게 인생의 의미에 대해 들려준 이야기에 수많은 독자들이 위로를 받았다. 등 그가 쓴 다른 책들도 삶을 긍정하는 따뜻한 이야기로 널리 사랑받고 있다.
살림출판사 초청으로 방한한 미치 앨봄을 5일 만났다. “인생의 스승을 찾은 당신이 부럽다”는 말로 첫인사를 건네자 그는 크게 웃으며 말했다. “인생의 스승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우리가 그들의 가르침을 경청할 준비가 안 돼 있어서 모를 뿐이지요.”
그는 잘 나가는 스포츠기자에다 일 중독자였다. 대학 졸업 후 16년 동안 연락 한 번 안 했던 은사 모리 교수를 다시 만난 것은 1995년 우연히 TV 토크쇼에 나온 모습을 보고서다. 스승은 루게릭 병으로 죽어가면서도 얼마 남지 않은 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있었다. 그는 화요일마다 스승을 찾아갔다.
모리 교수는 그의 삶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일이나 사회적 성공보다 더 중요한 인생의 가치들, 사랑, 가족, 이웃, 헌신 등을 깨달았다. 디트로이트에서 살고 있는 그는 라디오 토크쇼 진행 외에 3개의 자선재단을 운영하면서 스승의 가르침을 나누고 실천하는 데 힘쓰고 있다.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아이티 고아들을 돕는 일도 하고 있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리라곤 전혀 예상치 못했다고 한다.
“모리 선생님 치료비를 마련하려고 쓴 책이에요. 출판사마다 거절했죠, 죽어가는 노인 이야기는 우울하다면서. 선생님 돌아가시기 3주 전에야 겨우 출판사를 구했고, 선인세를 달라고 해서 몽땅 치료비로 드렸죠. 담담하게 있는 그대로 썼을 뿐인데, 그래서 더 공감을 얻은 것 같네요. 삶과 죽음은 모든 사람의 문제이니까요.”
그는 여전히 바쁘게 살지만, 전과는 다르다고 한다. “삶의 우선 순위를 조정한 셈이죠. 전에는 죽어라고 일만 했지만, 지금은 ‘균형’을 유지하려고 애씁니다. 일의 양을 줄이고, 아내와의 점심, 자원봉사, 친구, 나를 돌아볼 시간 등을 고루 배치하지요. 내일 당장 죽더라도 왜 이런 일을 못했을까 하는 후회가 없도록.”
그의 방한은 88 서울올림픽 때 스포츠기자로 온 데 이어 두 번째다. 노숙자들 끼니를 챙겨주는 ‘밥퍼 목사’로 유명한 최일도 목사의 다일공동체 자원봉사와 하자센터, 숭의여고, 고려대에서의 강연, 교보문고 팬 사인회, 라디오 프로 출연 등 여러 일정을 소화하고 8일 떠난다. 청소년 대상 강연에서 그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한마디로 “괜찮다”는 긍정이다.
“한국 청소년과 청년 세대는 공부나 직업 등에서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을 심하게 느끼는 것 같더군요. 그들에게 ‘미숙해도 괜찮다, 실수해도 괜찮다, 마음을 바꿔도 괜찮다’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인생은 일직선이 아니니까요. 마음을 열고, 삶이 주는 뜻밖의 놀라운 선물을 즐겨야죠.”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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