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9월 상순’ 개최를 예고한 3차 조선노동당 대표자회가 당 최고지도기관인 당대회와 맞먹는 수준에서 치러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대북소식통은 5일 “북한 당국은 6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결정서를 발표하면서 3차 당 대표자회의 공식 의제를 ‘최고지도기관 선거’로 못박았다”며 “실제 이번 당 대표자회 준비 과정을 보면 당대회 준비와 유사점이 많아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 노동당 규약(14조)은 5년마다 열리는 당대회를 ‘전당의 최고지도기관’으로 규정하고 있다. 당 대표자회는 당 노선 및 주요 정책과 관련한 긴급한 현안을 토의하고 당 중앙위원을 선출하는 제도로 당 대회 사이에 열린다.
그러나 당대회나 대표자회나 각각 1980년, 1966년 이후 개최되지 않아 이런 구분은 무의미하다. 다만 당대회는 당 대표자회 보다 회의 준비가 보다 단계적이며 의제도 폭넓게 논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6차례 열린 당대회에서는 시ㆍ군 당대표회→도ㆍ직할시 당대표회 순으로 회의 참가 대표자를 선출했다. 가장 최근 열린 6차 당대회 경우(1980년 10월10~14일) 9월1일과 9월20일에 각각 시ㆍ군 및 도ㆍ직할시 당대표회 개최 사실을 보도했다.
반면 당 대표자회는 대표자 선출을 간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2차 당 대표자회(1966년 10월 5~12일)에서는 회의 개최 7일 전인 9월29일 ‘최근 각 도 당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대표자 선거’ 사실만 보도해 시ㆍ군급 회의 개최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이런 전례에 비춰볼 때 지난달 26일 시ㆍ군과 도ㆍ직할시의 당 대표회 관련 소식을 전한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는 북한이 당대회에 준하는 격식을 갖춰 이번 회의를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소식통은 “북한 매체들은 지난주부터 각 지역 및 기관의 당 대표회 개최와 대표자 선출 사실 등을 보도 하고 있다”며 “당 대표자회의 의미를 당대회격으로 높이겠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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