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열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7월에 이어 다시 기준금리(현재 2.25%)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예전처럼 한 달 건너 금리를 인상하는 ‘징검다리 인상’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최근 몇몇 온라인매체에서 국내 금융기관 채권 애널리스트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각각 60%와 75%가 이달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동결’ 전망이 압도적이었던 지난달과는 정반대다.
전문가들은 지난달에는 미국과 중국 등 세계 주요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한번 쉬어갔지만, 김중수 한은 총재가 꾸준한 인상 기조를 여러 번 천명한 만큼 이번 달에는 한번 더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중수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에서 “한 차례 기준금리가 인상됐지만 아직도 충분치 않다”고 말한 데 이어 최근 잇따른 외부 강연 등을 통해 같은 입장을 다시 천명했다.
국내외 물가 불안도 금리인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연초 이상저온 현상과 최근 태풍 등의 영향으로 장바구니 물가가 급격하게 뛴데다, 최근 러시아의 곡물수출 금지 연장 등으로 인해 국제 곡물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애그플레이션’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기 때문. 한은 관계자는 “최근의 곡물과 식품가격 흐름이 심상치 않다”며 “중국이나 베트남 등에서 나타나는 임금 인상이 이들 국가의 수출품 가격을 상승시켜 국내 물가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직 2%대에 머무르는 실제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달리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는 6월 3.0%에서 7월 3.1%, 8월 3.2%로 두 달 연속 올랐다.
관건은 미국의 ‘더블딥’(이중 침체) 가능성 등 세계 경기의 불확실성이다. 한은은 지난달 이를 이유로 금리를 동결한 적 있다. 다만 지난주 유럽이 2분기 견조한 성장을 한 것으로 나왔고, 주말 발표된 미국의 고용 지표와 미국ㆍ중국의 제조업 지표 등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난 점은 ‘더블딥’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한은의 예상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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