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원희룡 사무총장이 넓은 보폭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상당수 사무총장들이 살림살이에 전념하던 모습과는 달리 전국을 누비며 현장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특히 정부와 갈등을 빚는 현장 방문도 마다하지 않는데다 트위터를 활용한 젊은 세대와의 교류에도 적극적이다.
5일 오전 원 사무총장은 충남 서산을 찾았다. 지난주 한반도를 지나간 태풍 ‘곤파스’의 피해 현장을 둘러보기 위해서였다. 그는 서산시장으로부터 피해 상황과 지원 대책에 대한 의견을 들은 뒤 인지면 애정리 송림공원 등을 방문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충남지역의 태풍 피해 상황과 지원 대책을 안상수 대표에게 보고했다”며 “6일 최고위원회의에 공식 보고하고 관련 당정협의를 거쳐 특별재난지역 지정과 피해 복구 지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집과 축사가 부서져 수리하고 있는 주민이 ‘누가 수리비를 갚아주느냐’고 한숨만 쉰다”고 현장 분위기를 생생히 전했다.
원 총장의 행보가 처음 주목 받은 것은 취임 초인 7월 29일 경기 여주군 남한강 이포보 공사 현장 방문 때였다. 6ㆍ2 지방선거 패배 이후 정부와 한나라당은 소통을 강조했지만 정작 이포보를 방문,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측과 대화를 시도한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 그가 이포보 방문을 당 지도부에 보고했을 때만 해도 반대 의견이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당시 환경운동가들은 이포보 기둥 위에 올라가 8일째 4대강 사업의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그는 시위대에게 “우리도 충분히 귀를 열고 4대강 공사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듣고 공통점을 찾을 수 있을지 찾아보겠다”며 대화와 소통을 약속했다.
그는 지난달에는 한나라당의 취약지역인 광주ㆍ전남을 방문해 한국전력과 농어촌공사 이전 등 지역 현안을 듣고 영산강 승촌보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 또 충남도청사 신축비 국비 지원 등을 건의하기 위해 서울을 찾은 안희정 충남지사와도 만나 의견을 나눴다.
원 총장은 젊은 층과의 온라인 소통에도 적극적이다. 이미 1만명의 팔로워를 확보한 그는 수시로 트위터에 글을 올려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원 총장의 취임 초기만 해도 당내에선 “중립 성향의 젊은 사무총장이 잘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원 총장의 현장 중심 행보로 인해 여당이 국민과의 소통에 노력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는 긍정 평가가 많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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