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된 정치에 풍부한 자연자원으로 중국 인도와 함께 세계무대 주요 신흥국으로 자리잡은 브라질의 급속한 성장세가 열악한 교육환경 때문에 발목 잡힐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브라질 학생들의 읽기, 산수, 과학 같은 기초 학습능력은 이웃 남미국가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2006년 시행된 읽기평가에서 브라질은 56개국 중 49위에 머물렀다. 산수와 과학 등수는 더 나쁘다. 4일 뉴욕타임스(NYT)는 브라질 교육관계자가 “브라질 15세의 학력은 덴마크와 핀란드의 9,10세 수준”이라며 개탄했다고 보도했다. 2008년 세계은행(WB)은 “브라질의 열악한 교육상황이 성장 잠재력을 좀먹어 결국 경쟁 개발도상국보다 뒤쳐질 것”이란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2003년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은 취임 선서에서 “(대통령이 되어) 첫 번째 학위를 얻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4학년이 학력의 전부인 그는 저소득층을 위한 교육여건 확보에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는 좋지 못하다. 1학년의 유급비율은 무려 28%로 세계 최악 수준이다. 정부는 진학률을 높이기 위해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가정에 매달 115달러를 지원하는 정책까지 시행해 중학교 졸업률을 룰라 취임 이전 13%에서 47%까지 높였지만 여전히 경쟁국들에 뒤진다. 질 좋은 교사 충원이나 커리큘럼 정비도 더디다. 13~17세 학생들의 읽기 수업은 대부분 교과서를 함께 큰 소리로 읽는 것에 머물고 있다. 교육 수장을 자주 바꾸는 등 우왕좌왕하다 학력향상 정책이 룰라 취임 4년이 지난 2007년에야 시작된 까닭도 크다.
낮은 교육 수준은 그대로 질 낮은 근로자 양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브라질 건설사 오데브레흐트 등 많은 회사들이 종업원들에게 기초적인 읽기와 산수를 가르치는 형편이다. 오데브레흐트의 인사담당자는 “중국 인도 러시아 등 개도국과 비교할 때 교육은 브라질의 가장 큰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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