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3일 유명환 외교통상부장관 딸의 특채 의혹과 관련 “정확한 경위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참모진으로부터 특채 논란에 대해 보고 받고 “장관의 생각은 냉정할 정도로 엄격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이같이 말하면서 개탄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조사 결과에 따라 후속 조치를 취할 예정이어서 유 장관의 퇴진 여부가 주목된다.
행정안전부는 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날 오후 특별인사감사팀을 외교통상부로 보내 인사담당자들을 상대로 유 장관 딸의 채용 경위와 절차를 집중 조사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특별 채용의 전반적 과정에서 불공정 경쟁이 이뤄졌는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 장관은 이날 자신의 딸이 외교통상부 전문계약직 특채에 단독으로 합격해 특혜 논란을 빚은 것과 관련 “아버지가 수장으로 있는 조직에 고용되는 것이 특혜 의혹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유 장관의 딸 현선씨(35)도 이날 해당 공모 응시를 자진 철회하기로 했다.
유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본의 아니게 물의를 빚게 돼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딸도 아버지와 함께 일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해 공모에 응시한 것을 취소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딸은 과거 3년간 근무하던 부처에서 일하기를 희망해 약 1년의 통상 분야 계약직에 응시하게 됐다”며 “필기시험 없이 서류와 면접을 거쳐 채용이 이뤄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 장관의 딸은 지난 달 필기시험 대신 서류전형과 면접을 통해 선발하는 FTA(자유무역협정) 통상전문 계약직(5급) 특별채용에 지원해 지난달 31일 단독으로 채용됐다.
앞서 외교부는 7월1일 진행된 1차 모집 서류전형에서 적격자가 없다는 이유로 유 장관의 딸을 포함한 응시자 8명을 전원 탈락시킨 뒤 같은 달 16일 재공고를 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유 장관의 장관직 사퇴를 촉구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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