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오현섭 전 여수시장이 전남도의원과 전ㆍ현직 시의원뿐 아니라 현직 국회의원에게도 수천만원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오 전 시장이 지난 6ㆍ2 지방선거 직전인 5월말께 주승용 의원(민주당ㆍ여수을)의 측근에게 7,000만원을 줬다는 진술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은 조만간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주 의원의 친척 등을 소환해 자금의 용처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주 의원은 “오 전 시장이 자신의 선거운동을 도와달라며 내 먼 친척을 통해 우리 사무국장에게 두 차례에 걸쳐 6,000만원을 줬고, 사무국장은 그 돈을 오 전 시장의 선거운동을 위해 썼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주 의원은 또 “당시 나는 그런 내용을 전혀 몰랐고, 돈을 받은 시점도 오 전 시장의 공천이 확정된 이후인 5월 말이어서 공천헌금하고는 더더욱 상관 없다”고 덧붙였다.
오 전 시장은 시장으로 재직하면서 야간경관 조명사업과 이순신 광장 조성사업을 수주하는 대가로 업체로부터 10억원을 받은 혐의로 6월말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60일간 잠적했다. 당시 오 전 시장이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 전국을 누비며 장기간 도피한 이유가 자신이 받은 뇌물 때문만은 아니라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한편, 경찰은 오 전 시장이 주 의원 외에 또 다른 민주당 실세 의원들에게도 정치자금을 줬다는 첩보를 입수,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전남 여수경찰서는 오 전 시장의 측근으로부터 500만원을 받은 여수시의원 A(51)씨 등 6명에 대해 다음주 안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추가 의혹이 제기된 시의원들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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