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당권주자들의 지루한 샅바싸움으로 민주당이 멍들고 있다. 10ㆍ3 전당대회 룰 논의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각 주자들의 이해관계에 따른 야합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전당대회 흥행과 당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민주당 전대 룰 논의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 대표와 최고위원 통합 선출 여부 등 지도체제 문제, 현행 대의원 투표 방식에 여론조사 추가 여부, 새 대표의 2012년 19대 총선 공천권 행사 여부 등이다. 당 전대준비위는 4일까지 결론을 내기로 하고 논의를 계속했지만 정세균 전 대표, 정동영 ∙손학규 고문 측 입장이 엇갈리면서 룰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세 당권주자는 각각 지역위원장 확보 수, 당원 등 바닥 조직,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전대 룰을 만드는 게 전대 승리의 지름길인 만큼 한치의 양보 없는 기싸움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 와중에 손학규 캠프 대변인 우제창 의원은 3일 “2012년 대선 승리를 이끌어낼 총선 간판을 뽑는 전대가 돼야 한다”며 “(그동안 주장해온) 단일지도체제도 양보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우 의원은 또 “대표 권한을 강화하는 수준의 집단지도체제라면 오케이”라고도 했다. 집단지도체제를 주장해온 정동영 고문 진영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어서 주고받기식 타협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 전 대표도 이날 “합리적 요구는 수용하겠다”면서도 “합의가 안 되면 현행대로 진행하면 된다”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이런 상황을 바라보는 당 안팎의 시각은 싸늘하다. 최고위원 출마를 준비 중인 이인영 전 의원은 “고구려가 멸망한 것은 당나라의 침공도 있었지만 연개소문의 아들 삼형제가 반목했기 때문”이라며 “당시 고구려의 상황이 지금 민주당의 상황과 유사하다”고 꼬집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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