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대통령 박정희와 리더십 / 김기형 등 지음
‘과학 입국, 기술 자립’을 강조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조명한 책이다. 김기형 과학기술처 초대 장관, 금동화 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등 국내 1세대 과학기술인을 중심으로 16명이 필자로 참여했다.
박 전 대통령은 독재자였지만,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과학기술 진흥에 힘쓴 것 또한 사실이다. 대한민국 건국 이후 과학기술 정책을 확립한 최초의 정부는 제3공화국이다. 1962년 1월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착수하면서 그 해 5월 과학기술 진흥 5개년 계획을 세웠다. 경제개발에는 과학기술이 필수라는 인식에서였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국방과학연구원(ADD), 대덕연구단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등 국내 과학기술 연구와 지원의 토대가 그 틀 위에 세워졌다.
국가 최고지도자의 의지가 과학기술의 미래를 좌우하는 시대는 끝났다. 하지만 지도자의 리더십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이 책은 강조한다. MSD미디어ㆍ552쪽ㆍ1만5,000원.
오미환기자
세계문화전쟁 / 강준만 지음
지난 10여 년간 영화, 미디어 등을 통해 세계를 석권한 미국의 문화제국주의 맞서 세계 각국이 벌인 문화전쟁의 역사를 정리했다. 저자는 “문화전쟁이라는 용어를 써서는 안 된다는 비판도 있지만 그것은 현실”이라고 진단하면서 글을 전개한다.
저자는 미국 대중문화의 힘의 원천을 세계 제1의 국력에서 비롯된 규모의 경제, 강력한 국가적 지원, 각 부문간 시너지 효과, 미국의 프런티어ㆍ이민문화의 장점, 철두철미한 상업화, 영어 제국주의 등 6가지에서 찾는다. 그리고 나서 왜 MTV는 포스터모더니즘의 상징인가, 왜 미드 열풍이 부는가, ‘구글리제이션’은 축복인가, 위키피디아의 명암은 무엇인가, 왜 CNN이 세계뉴스전쟁을 일으키나, 문화 다양성은 가능한가, 한류를 어떻게 볼 것인가 등 12개의 질문을 던지고 이에 답하는 식으로 글을 전개하고 있다.
글을 쓰면서 인용한 책과 신문기사를 밝힌 500여 개의 미주가 “문화전쟁의 실상을 담담하게 기록하고자 했다”는 저자의 말을 뒷받침한다. 인물과사상사ㆍ416쪽ㆍ1만6,000원.
남경욱기자
평생 꿈만 꿀까, 지금 떠날까 / 오현숙 지음
1년 7개월 동안 배낭 하나 메고 혼자 50개 국을 여행한 용감한 아줌마 오현숙(50)씨의 이야기. 여권과 비자 발급 등 준비과정부터 여행에서 겪은 각종 에피소드와 비용 절감 노하우, 여행을 마친 후 경비 산출 내역까지 꼼꼼하게 정리해놓은 책이다.
이혼한 후 작은 공장을 운영하며 두 아이를 키운 오씨는 2008년 세계일주의 오랜 꿈을 현실로 만든다. 아들은 입대하고 딸은 일본 유학을 떠나자, 오씨는 여행 경비 마련을 위해 살던 집을 월세로 내놓았다. 할 줄 아는 영어가 “땡큐”밖에 없었다는 그는 휴대폰의 영어사전에서 단어를 찾아가며 의사소통을 했고, 저렴한 유스호스텔을 이용하며 세계 각지의 사람들과 부딪혔고, 식사는 직접 만들어 먹었다.
오씨는 “우리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모든 것들을 잠시 잊고 순수하게 나만을 위해 24시간을 쓰는 게 가능하다는 것이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이라며 지금도 떠나길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의 등을 떠민다. 문학세계사ㆍ320쪽ㆍ1만4,000원.
김지원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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