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맛 같은 여름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됐다. 각 가정은 새 학기와 입시에 대비한 선행학습의 결과를 차분히 정리해보고 준비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개학시점에 부모가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자녀의 학습이 아니라, 방학 동안 바뀐 생활리듬을 되찾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낮잠은 밤에 정상적인 수면을 방해해 개학 이후에도 늦잠을 자게 하는 주요원인이므로, 자녀가 낮잠을 자지 않도록 지도해야 한다.
아울러 개학시점의 청소년들은 새 학기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부담감이 많이 작용해 예민해질 수도 있는 시기이다. 반면, 부모는 방학 동안 느슨해진 자녀의 생활리듬을 되돌리기 위해 평소보다 더욱 엄격하게 대하기 마련인데, 이 때문에 개학시점에는 부모와 자녀간의 갈등이 발생하기 쉽다.
이 시기에 부모는 방학 중 자녀의 학습성과가 부족하다고 해서 나무라거나, 다른 학생과 비교하는 등 예민해진 자녀에게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 새 학기를 앞두고 큰 부담을 안고 있는 자신을 부모가 이해하지 못한다고 판단해 자칫 부모와의 대화를 단절해 버릴 수도 있다.
"얼굴 한 번 본적 없는 엄마 친구 아들과 저를 비교할 때마다 너무 자존심 상하고, 참을 수 없이 화가 나서 결국 집을 나오게 됐어요"라는 한 가출청소년의 상담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예민해진 자녀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부모의 대화법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부모와 자녀간의 대화에서 '비교'는 반드시 피하는 것이 좋다.
학기가 시작되는 무렵은 자녀의 학습 성과에 대한 부모의 기대감이 자연스럽게 높아지는 시기인데, 이러한 부모의 일방적인 기대를 자녀가 그대로 실천해주길 바라는 것은 올바른 교육법이라고 할 수 없다.
부모가 기대하는 학습량을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자녀 스스로 실천가능한 학습량과 목표를 세울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잘해내리라 믿는다는 부모의 믿음을 자녀에게 심어주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부모가 자녀의 학습에 직접 관여하는 대신 아이들 스스로 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지하는 조력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러한 부모의 믿음과 지지를 기반으로 자녀가 스스로 정한 학습량과 목표에 대해 성실히 수행하는 모습을 보일 때는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칭찬은 자존감을 높여주고, 넉넉한 마음을 가진 성인으로 성장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또 평소 준비해 두었다가 깜짝 선물을 주는 것도 학습의욕을 높이기 위한 하나의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차정섭 한국청소년상담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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