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엠슬리 지음ㆍ김명남 옮김
사이언스북스 발행ㆍ전 2권ㆍ각 권 1만5,000원
독약은 비겁한 살인자가 애용하는 무기다. 화학을 전공한 과학저술가 존 엠슬리가 독살에 가장 널리 쓰인 다섯 원소인 수은, 비소, 안티모니, 납, 탈륨 이야기를 들려준다.
독극물의 화학과 독살의 역사, 두 가지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먼저 이들 독극물의 화학적 성질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한다. 수백, 수천 명을 한꺼번에 쓰러뜨린 독극물 중독 사건과 독약을 이용한 살인 사건 이야기가 그 뒤를 잇는다. 고대 이집트의 납 성분 화장품부터 황산탈륨을 정적 제거용 비밀병기로 쓴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까지 쭈욱 훑어간다.
요람에서 자던 아기의 돌연사가 매트리스의 소재에서 나온 안티모니 때문이냐 아니냐 등 독성 물질을 둘러싼 여러 논쟁, 화학이 발달하기 전 위험천만한 독극물을 만병통치약으로 애용한 어리석음의 역사, 나폴레옹과 베토벤 등 독극물 중독 또는 독살설이 떠도는 유명인들의 죽음, 독약으로 사람을 해친 교활하고 잔인한 악한들의 이야기 등 가볍게 읽을 만한 흥미로운 내용이 많다. 로마제국과 대영제국의 쇠락 원인을 납 중독에서 찾기도 한다. 납으로 된 수도관, 납땜 그릇, 납으로 맛을 낸 포도주, 납 화장품 등 두 제죽에서 납은 일상이었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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