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는 자율교섭, 뒤에서는 전임자축소 강요, 고용부를 규탄한다!’
박재완 신임 고용노동부 장관이 3일 오전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첫 방문에 나섰다 근로시간면제 제도(타임오프)로 인한 전임자 축소에 반대하는 시위대와 잇따라 마주쳐 곤혹을 치렀다.
박 장관의 첫 나들이를 가로막은 것은 의외로 노동부 산하 공공기관 직원들이었다. 노동부유관기관노동조합과 공공연맹 관계자 20여명은 이날 오전 9시께 한국노총을 방문한 박 장관을 건물 복도 등에서 막은 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노조전임자를 타임오프제 허용범위 이하로 줄이려 하고 있고, 한국고용정보원은 노조전임자의 임금을 체불하고 있다”고 항의했다.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과 면담을 마치고 나서도 시위대가 물러서지 않고 면담을 요구하자 박 장관은 “한국노총과 협력해서 (노동부유관기관노조) 문제를 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달랬다.
곧바로 이어진 민주노총 방문에서도 김영훈 위원장과 면담을 마치고 나오던 박 장관은‘노동관계 파탄 내는 노동부는 물러가라’는 내용이 적힌 팻말을 든 금속노조 관계자 10여명과 마주쳤다. 당황한 박 장관은 이들에게 악수를 청했으나 거절당했다. 금속노조는 7월 1일 타임오프제 전면시행으로 전임자 수를 대폭 축소해야 할 상황에 처해있다.
양대노총 위원장과의 면담에선 쓴소리가 이어졌다. 장 위원장은 “타임오프를 빌미로 한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 오히려 현장의 노사갈등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사내하청 등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노동부의 적극적이고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박 장관은 “여러 노동 현안을 한꺼번에 풀기는 쉽지 않겠지만 노동계를 비롯한 각계의 의견을 겸허하게 듣고 치열하게 고민해서 상생 해법을 찾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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