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40개비의 줄담배를 피워대던 인도네시아의 2살짜리 유아 아르디 리잘이 한 달간의 금연치료 끝에 담배를 끊었다고 인도네시아 국가아동보호위원회(NCCP)가 2일 밝혔다.
아리스트 메르데카 시라잇 위원장은 “리잘이 더 이상 담배를 달라고 조르지 않는다”며 “다시 흡연을 시작하지 않도록 금연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생후 18개월에 아버지가 장난 삼아 입에 담배를 물려준 것을 계기로, 흡연을 시작한 리잘은 이후 부모가 담배를 주지 않으면 짜증을 내고 벽에 머리를 부딪치는 등 심각한 중독증에 시달렸다. 이 장면은 지난 5월 유튜브에 공개되면서 아동 흡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 사례가 됐다. 인도네시아 중앙통계청에 따르면 3~15세 어린이의 25%가 흡연경험을 가지고 있고, 실제 흡연인구도 3.2%에 달한다.
리잘의 사례가 알려진 이후 인도네시아 정부는 담배광고 제한, 미성년자에 대한 담배 판매 금지, 담배회사의 후원 제한 등의 내용을 담은 담배규제법의 입법을 추진 중이다.
시라잇 위원장은 “리잘이 담배를 끊기는 했지만 매일 40개비씩 끊임없이 피운 담배로 뇌조직이 위축된 것 같다”며 “향후 건강상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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