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송통신 시장의 화두라면, 소셜 네트워킹과 클라우드 컴퓨팅, 스마트화(smartization)를 꼽을 수 있다. 방송, 통신기술과 서비스가 일상의 삶과 기업의 비즈니스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이런 현상들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첫째 고객의 변화다. 사업자가 제공하던 상품과 서비스를 수용만 하던 고객이 능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둘째, 사업구조의 변화다. 혼자서 모든 것을 잘하려 하는 폐쇄적 사업구조에서, 파트너십과 협업을 통한 개방적 사업구조로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셋째, 경쟁구도의 변화다. 재화(product)에서 서비스(service)로, 서비스에서 고객관계(relationship)로 성패의 구도가 변화하고 있다.
마케팅의 대가인 필립 코틀러 박사는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앞으로는 관료주의와 위계적 구조로는 시장을 읽을 수도, 헤쳐갈 수도 없으며 사람들의 영혼을 움직이는 기업이 시장에 대한 영향력도 높이고 수익도 거두는 ‘마켓3.0’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소비자들은 자신이 선택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기능이나 정서적 만족감을 충족시켜줄 뿐만 아니라 영적 가치(spiritual value)를 담아내기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케이블TV업계는 지속적인 투자와 서비스 개발을 하는 동시에 통신사업자의 약탈적 요금인하와 방송 끼워팔기로부터 가입자를 지켜내야 하고, 고질적인 저가 유료방송 수신료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지상파와 재송신 유료화 소송을 벌이고 있다. 지난 15년간 난시청 해소에 기여하고 유료방송 시장을 개척해온 업적을 제대로 평가 받지도 못한 채,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케이블TV업계가 현실 문제에 발목이 잡혀 미래를 전혀 준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요란하진 않지만, 마켓 3.0으로의 걸음을 이미 내딛고 있다. 다양한 지역 밀착형 사회공헌사업이 바로 그것이다.
현재 케이블TV업계의 사회공헌사업은 지역경제와 지역컨텐츠를 활성화하는 지원프로그램과 지역 내 소외계층을 후원하는 사업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씨앤앰은 사회공헌위원회를 발족하여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CJ헬로비전은 ‘헬로어스’라는 사회공헌 브랜드를 도입했다. 일회성 기부나 지원이 아닌, 지역이라는 확실한 대상을 두고 지속성과 체계성, 전문성을 갖춘 사회공헌사업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씨앤앰은 지역아동센터와 이동도서관, 초등학교 야구대회 후원, 교가만들기 프로젝트 추진, 케이블TV인턴쉽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지역 아동, 청소년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미래의 고객들은 좋은 제품과 서비스 뿐만 아니라, 자신과 자신의 가족, 공동체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문제를 해결해주는 기업의 손을 들어줄 것이다. 이것이 코틀러 박사가 주장하는 마켓3.0 경쟁의 핵심 원리이다. 특히 케이블TV 사회공헌사업의 차별화된 장점이자, 궁극의 가치는 지역채널을 통해 지역민들을 하나로 묶고 지역 공동체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케이블TV업계는 시장의 변화를 적극 수용하고 지역사회공헌을 통해 지역매체라는 정체성을 보다 확실하게 함으로써 새로운 성장을 이루어내야 할 것이다.
정광호(씨앤앰 전략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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