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가전업계에 스마트TV 대전(大戰) 총성이 울렸다. 국내 업체인 삼성전자 및 LG전자에 이어 구글과 손잡은 소니는 물론, 애플까지 가세하면서 스마트TV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한 것. 이제 막 태동기에 접어든 스마트TV 시장이 글로벌 기업들의 잇따른 진출과 함께 춘추전국시대로 직행한 모습이다.
스마트TV란 인터넷에서부터 프리미엄 콘텐츠와 다양한 응용 소프트웨어(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쉽고 자유롭게 이용 가능한 차세대 TV를 일컫는다. 전자업계에선 폭발적인 잠재 성장성을 갖춘 스마트TV가 조만간 세계 TV시장을 점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애플, 손바닥 크기의 애플TV(셋톱박스) 공개
스티브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진 신제품 발표회에 손바닥만한 크기의 애플TV를 직접 들고 나왔다. 애플TV는 고화질(HD)급 이상의 모니터나 일반 TV 등의 디스플레이에서 아이튠즈(애플의 음악 및 동영상, 사진 관리 프로그램)내 각종 콘텐츠 감상을 가능케 해주는 셋톱박스다. 특히 이번 제품에선 폭스TV와 ABC 방송사 프로그램의 경우엔 99센트에, 넥플릭스(비디오 대여 사이트) 신작 영화는 4.99달러에 각각 제공하며 시청 가능한 콘텐츠를 확대한 게 특징이다. 또한 제품 가격도 기존에 출시됐던 애플TV(299달러)에 비해 대폭 낮춘 99달러로 책정했다. 소프트웨어 등을 빌려 쓰는 클라우드 기반을 염두해 둔 스트리밍(인터넷을 통한 음악이나 영상 콘텐츠에 대한 실시간 재생) 방식을 채택, 저장 공간을 크게 줄이면서 제품 가격도 내려간 것으로 보인다. 스티브잡스 CEO는 "사람들은 TV에서 컴퓨터(PC)를 하기 보다는, 엔터테인먼트를 즐기기를 원한다"며 애플TV의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애플은 또 2001년 출시돼 애플 회생의 발판을 마련해 준 아이팟 신제품과 새 아이폰 운영체계도 공개했다. OS에는 TV재생과 멀티플레이어 게임 등이 내장됐다. 이와 함께 아이튠즈에 사회관계형서비스를 결합한 핑 서비스도 선보였다.
소니, 안드로이드 OS 내장 구글TV 선봬
왕년의 제왕인 소니도 이번 'IFA 2010' 전시회에서 구글TV 시제품을 전격 공개하면서 스마트TV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구글 안드로이드 OS를 내장한 구글TV에서는 안드로이드마켓을 통해 애플리케이션 내려 받기가 가능하며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아울러 클라우드 기반의 스트리밍 주문형비디오(VOD)와 음악 서비스를 지원하는 자체 네트워크 시스템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이용자들은 수 백편의 할리우드 히트작들과 수 백만곡의 음악을 접할 수 있다.
이날 직접 구글TV 소개에 나선 하워드 스트링거 소니 회장은 "소니 인터넷TV(구글TV)는 (이용자들이) TV를 사용하는 것에 있어서 대변혁을 일으키게 만들 것이며 세계 최초의 진정한 인터넷TV가 될 것"이라며 "소니가 미래의 TV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첫 번째 미디어이자 테크놀로지 회사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니 인터넷TV는 올가을 미국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ㆍLG전자 "3D에 스마트를 더했다"
하지만 스마트TV 시장 개척자를 자임하는 국내 업체들이 'IFA 2010' 행사에서 전시한 야심작들도 기대 이상이란 평가다.
삼성전자가 이번 행사에 첫 선을 보이는 주력 스마트TV는 65인치 초고화질(풀HD) 발광다이오드(LED) 3차원(3D) TV. 인터넷 접속을 통해 뉴스나 날씨, 증권 정보를 확인하고 게임도 즐길 수 있는 이 제품은 유튜브나 페이스북, 트위터 등 사회관계형서비스도 손쉽게 활용 가능하다. TV용 자체 온라인장터(앱스토어)인 삼성 앱스를 통해 미국과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등 각 지역에 특화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유ㆍ무료로 내려받을 수도 있다.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삼성전자는 세계 최고를 자부하는 혁신적인 제품 경쟁력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경쟁력 등을 강화시켜 고객들이 스마트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도 'IFA 2010'전시회에서 자체 이용환경(플랫폼)인 넷캐스트 2.0을 적용한 스마트TV를 내놓는다. 홈 대시보드로 명명된 LG 스마트 TV의 그래픽 이용자사용환경은 실시간 방송과 VOD 서비스 같은 프리미엄 콘텐츠와 앱스토어, 선호 채널, 추천 콘텐츠 등을 각각의 카드 형태로 한 화면에 배치시켜 편의성을 높였다. 개방성과 사용자 경험에 주안점을 뒀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영하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 사업본부장(사장)은 "LG가전의 힘은 바로 품질과 직결되는 핵심 기술력"이라며 "앞으로도 건강하고 스마트한 생활을 위한 친환경 가전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전했다.
베를린(독일)=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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