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44년 만에 개최되는 노동당 3차 대표자회를 앞두고 북한 곳곳에서 국가 정책을 비난하는 낙서나 선전물이 나돌아 당국이 비상경계태세에 들어갔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일 보도했다.
방송은 이날 복수의 북한 현지 소식통을 인용, “평안남도 평성과 황해북도 사리원 등 도시 지역의 아파트 벽과 공장 울타리에 국가정책을 비난하거나 당 간부를 비방하는 낙서가 늘고 있다”며 “일부 주민들 사이에는 이번 당 대표자회를 비방하는 전단이 평성과 함흥에 뿌려졌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고 밝혔다.
양강도 소식통은 이 방송에 "지난달 18일과 27일 ‘반동적 낙서행위에 대해 강력한 대책을 세우라’는 지시가 떨어져 당 조직과 근로단체 조직별로 낙서 행위자를 철저히 색출하라는 교양을 받았다”며 “모든 간부들의 출장과 여행이 금지됐고, 야간에는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외출이 통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 차원에서 계획했던 주요 행사의 취소ㆍ축소 사례도 빈번해지고 있다. 지난달 25∼28일 전국적으로 실시될 예정이던 ‘전시비상대피훈련’이 갑자기 취소됐고, 지난달 25일 개막이 예고된 ‘제47차 전국 청소년국방사격경기대회’는 개막일이 23일로 앞당겨지고 일정도 일주일에서 사흘로 단축됐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방송은 “북한 당국이 당 대표자회라는 큰 행사가 목전에 다가오자 군대가 움직이는 군사훈련이나 주민 이동에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 터프스대학 이성윤 교수는 지난달 26일 미 외교전문지 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이 1960년대 이후 일관되게 보여온 협상전략을 감안할 때 이르면 이달 중 3차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북한 정권수립일(9ㆍ9절) 전날인 9월 8일과 조선노동당 창건일인 10월 10일을 북한의 추가 핵실험이 가능한 날로 꼽았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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