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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곤파스 피해 상황/ 강풍에 찢긴 간판 머리위로 휙휙 '공포의 출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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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곤파스 피해 상황/ 강풍에 찢긴 간판 머리위로 휙휙 '공포의 출근길'

입력
2010.09.0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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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몰아친 제7호 태풍 ‘곤파스’의 강풍에 한반도가 휘청거렸다. 수도권전철과 버스 일부 노선은 일시적으로 운행이 중단되며 출근 지옥을 만들었고, 우후죽순 쓰러진 가로수와 바람에 날린 공중부유물들은 거리를 공포로 물들였다.

수도권 출근 전쟁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새벽 경부선 안산선 경인선 중앙선 경원선 인천공항철도 등 모두 12개 노선에서 열차 운행이 중단되거나 지연됐다. 특히 경부선 서울_천안, 경인선 구로_인천, 경원선 청량리_소요산 등의 전철 운행이 전면 중단돼 출근길이 아수라장이 됐다. 운행 중단은 대부분 전기를 공급하는 전차선이 강풍에 끊어지거나 방음벽이 철로로 넘어지며 발생했다.

서울시는 예비시내버스 등 버스 270대를 긴급 투입했지만 승용차를 이용한 출근 인파가 일시에 몰리며 과천_사당 남태령길 등 서울로 연결되는 주요 도로는 오전 내내 극심한 정체를 겪었다. 전철 운행 중단 소식이 퍼지자 아예 출근이나 등교를 포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경기 의정부시의 김모(32·여)씨는 “전철 운행이 언제 재개될지도 모르고, 강풍으로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상황이라 회사에 전화하고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풍 때문에 무더기 휴교 사태도 벌어졌다. 서울에서만 초등학교 9곳과 중학교 10곳이 휴교했고, 일부는 단축수업을 실시했다. 대부분의 수도권 학교들은 등교를 2시간 연기했다.

강풍의 가공할 파괴력

곤파스는 비가 예상보다 적었던 데 비해 강풍은 위력적이었다. 인천 문학경기장은 강풍으로 주경기장 지붕막 24개 중 7개가 찢어지는 등 100억원 상당의 피해를 입었고, 호화 청사의 대명사인 경기 성남시청은 준공한 지 10개월밖에 안 된 건물이지만 외벽 천장 마감재가 우수수 떨어져 나갔다. 안양시 호계동의 안양교도소에서는 블록벽돌로 쌓은 높이 2㎙ 정도의 외벽 담이 25㎙ 정도 무너지는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다.

학교 건물도 강풍을 피해가지 못해 서울 대원여고에서는 옥상펜스가 파손됐고, 배명고에서는 담장이 무너져 주차된 차량 두 대를 덮쳤다. 중앙여고도 테니스장 담장 20㎙가 붕괴되는 등 서울에서만 52개 학교가 시설 피해를 당했다.

정전도 잇따랐다. 인천과 경기 부천시 김포시에서 15만9,000여가구가 정전되고, 충남 태안군 홍성군, 전남 신안군과 광주 광산구 등에서 6만2,500여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기는 등 전국적으로 146만여가구가 정전으로 고생을 했다.

곤파스 이동 경로에 놓였던 서해안에서는 선박 사고도 속출했다. 해경 집계 결과, 태안군과 전북 군산시, 인천 등에서 침몰, 전복, 좌초된 선박은 185대에 달했다. 피해는 주로 부두에 피항한 소형 선박에 집중됐다. 이밖에 강풍으로 오전 중 국제선과 국내선 항공기들이 무더기로 결항됐고, 제주_목포 등 연안여객선 운항도 대부분 통제됐다.

빗나간 예상에 허둥지둥

당초 곤파스의 한반도 상륙 예상 시각은 이날 정오께였지만 강화도에 도착한 것은 오전 6시35분께였다. 기상청의 예상보다 6시간이나 빨리 수도권을 포함한 한반도 허리를 강타한 것이다. 기상청이 서울 경기 충남에서 태풍주의보를 태풍경보로 바꾼 것은 강화도에 태풍이 상륙하기 30여분 전이었다. 기상청은 “시간은 조금 빗나갔으나 진로는 정확했다”는 입장이지만 기상 예보를 믿고 오전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던 이들은 가로수가 쓰러지고, 담장이 무너져 내리고, 간판이 머리 위로 날아다니는 공포의 출근길을 경험해야 했다. 수도권 초·중학교 등교 시간을 2시간 늦추기로 한 시점도 오전 6시30분 이후라 미처 지침을 전달받지 못한 학부모들의 문의와 항의가 학교와 교육청에 빗발치는 등 혼선을 빚었다.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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