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시즌 개막(10월15일)을 40여일 앞둔 프로농구는 요즘 해외전지훈련에 한창이다. 각 팀은 멀게는 호주와 미국, 가깝게는 필리핀과 중국, 일본행 비행기에 속속 몸을 싣고 있다. 국내에서 강도 높은 체력 훈련과 전술 훈련으로 몸을 달군 뒤 해외에서 본격적인 담금질에 돌입한다.
강동희 감독이 이끄는 원주 동부도 강원도 태백에서 훈련을 마치고 지난달 31일 일본으로 이동했다. 오는 10일까지 11일간 일본 프로팀과의 연습경기를 통해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진출 좌절의 아픔을 씻겠다는 각오다.
농구는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는 대표적인 실내 스포츠다. 추운 겨울 국내에서의 훈련이 사실상 불가능한 프로야구야 따뜻한 곳으로의 해외전훈이 당연한 일이지만, 농구까지 외화를 써가며 너도나도 해외로 나가는 것은 왜일까.
국내에서는 마땅한 ‘스파링’ 상대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각 팀은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국내에서 주로 대학팀들과 연습경기를 갖는데 이것만으로는 성에 찰 리가 없다. 그렇다고 전력을 드러내면서까지 리그에서 맞붙을 경쟁팀들과 연습경기를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원주 동부 관계자는 “일본 같은 경우는 프로나 세미 프로팀들과 연습경기를 하면 그쪽에서 40분 내내 압박 수비를 펼치기도 한다”면서 “혀를 내두를 만큼 열심히 뛰기 때문에 시즌을 앞두고 좋은 연습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욕에 찬 스파링 상대가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원주 동부는 2일 도요타팀과 연습경기를 치렀는데 선수들이 부상을 당할 뻔한 아찔한 장면이 자주 연출됐다. 급기야 강동희 감독은 심판들에게 “레슬링이냐, 연습경기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실전보다 더 치열한 연습경기는 때로는 선수간 난투극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도쿄=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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