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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의 기억 좇아… 9월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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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의 기억 좇아… 9월을 걷다

입력
2010.09.02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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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천주교에 9월은 순교 성인을 비롯해 무명의 순교자들까지 기억하는 ‘순교자 성월’이다. 9월을 맞아 순교자들의 삶을 기억하는 성지 순례 행사가 다채롭게 마련된다.

충남 서산시 해미읍성에서는 지역축제 기간 중인 12일 오후 7~8시 천주교 순교 행렬을 재현하는 행사가 열린다. 해미 지역은 조선시대 때 해안 수비를 이유로 국사범을 독자적으로 처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면서 1801년 신유박해부터 1866년 병인박해 때까지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목숨을 잃은 곳이다.

역시 병인박해 때까지 80여년 간 700여명이 순교한 충남 홍성의 홍주성지에서도 12일 미사 후 순교 성지를 순례하는 행사가 열리며, ‘내포의 피바람’이란 순교극도 공연된다.

김대건 신부의 발자취가 담긴 수원교구의 단내 성지와 은이 성지, 미리내 성지에서도 성지 순례가 진행된다. 김 신부의 사목 활동지였던 경기 이천시 호법면의 단내 성지에는 와룡산을 따라 이어지는 5.2㎞의 순례길이 마련되고, 김 신부가 세례를 받은 곳이자 1845년 상해에서 사제 서품을 받고 귀국해 첫 사목을 시작한 용인시 양지면 은이 성지에서는 25일 오전 미리내 성지까지 이어지는 성지 순례가 열린다. 안성시 양성면 미리내 성지는 서울 새남터에서 효수된 김대건 신부의 시신이 안장된 곳이다.

천주교 청주교구는 시복시성을 추진 중인 최양업 신부를 위해 충북 진천군 배티 성지에서 진천성당, 증평성당, 괴산성당, 연풍 성지까지 이어지는 84.6㎞의 도보 성지순례를 권하고 있다. 배티 성지는 최 신부가 한글로 된 ‘천주가사’를 지은 곳이고, 충북 괴산군 연풍 성지는 최 신부와 프랑스 선교사들이 숨어다니며 사목하던 곳으로 모두 많은 천주교인들이 희생된 곳이다.

인천교구 소속 강화읍의 갑곶 성지에서는 14일 오전 순교자 현양대회가 열린다. 김대건 신부와 외국인 성직자들의 입국로였던 갑곶에서도 1866년 병인양요, 1871년 신미양요 때 많은 신자들이 순교했다. 이 밖에 안양 수리산 성지, 대구 관덕정 순교성지에서도 4일 오전 순교자 현양대회와 순교자들의 영성을 주제로 한 특강이 열리는 등 천주교 각 교구마다 다양한 행사가 개최된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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