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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고위당국자 "대북 쌀지원 조건 안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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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고위당국자 "대북 쌀지원 조건 안달아"

입력
2010.09.0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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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고위 당국자가 1일 대북 쌀 지원, 북한의 천안함 사태 사과 문제 등 남북 현안에 대해 종전보다 유연한 입장을 밝혔다. 이는 북한이 성의 있는 자세로 나온다면 이에 호응해 냉각된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 대화에 적극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대북 쌀 지원 문제에 미리 조건을 달지 않고 있으며 (지원 여부는) 상황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지금까지 "대북 쌀 지원 문제를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혀왔다.

이와 관련 대통령 국민통합특보인 김덕룡 민화협 상임의장도 이날 민화협 제12주년 기념 후원의 날 행사에서 "북한 주민을 위한 식량 지원을 제안한다"며 "대북 쌀 지원은 남북 경색 국면을 탈피할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기아에 허덕이는 동포를 외면하는 것은 어려운 실정"이라고,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이제 북한이 비핵화와 개혁 개방을 위한 길을 선택해야 할 때이고 우리는 북한을 도울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천안함 사태에 대한 북한의 사과 수위, 방식 등에 관해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여러 방법을 생각해낼 수 있을 것"이라며 유연하게 접근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당국자는 또 '남측이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쌀을 지원해주고 북한이 천안함 문제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남북이) 서로 생각해 봐야죠"라고 언급했다.

이 당국자는 미국의 대북 제재 조치 발표에 대해 "제재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북한과 대화하고 북한을 국제사회로 나오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9월 초 북한이 노동당 대표자회를 통해 누가 어떤 자리에 배치되고, 후계자로 알려진 3남인 김정은이 중앙위원 외에 어떤 당직을 맡게 될지 주목된다"며 "그것을 보면 북한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동북아 정세를 한국-미국 대 북한-중국간 대결로 보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이 대통령은 중국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중국도 대결할 생각이 없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언급들로 비춰볼 때 북한이 천안함 사태와 6자회담 문제에서 진전된 자세를 보일 경우 우리 정부는 이에 상응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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