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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MP3 즐겼을 뿐인데…" 난청 앓는 젊은이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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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MP3 즐겼을 뿐인데…" 난청 앓는 젊은이 급증

입력
2010.09.0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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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3 플레이어, 휴대전화, 각종 전자음 등 생활소음이 늘면서 난청을 앓는 젊은이가 늘고 있다. 영국청각장애연구소가 16~34세의 MP3 플레이어 사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대상의 3분의 1 이상이 ‘소음성 난청’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소음성 난청으로 진료 받은 환자는 2003년 2,858명, 2005년 3,617명, 2007년 4,741명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07년 한 해 동안 진료를 받은 소음성 난청 환자 가운데 10~30대가 45.8%로 60대 이상 고령인(11.2%)의 4배가 넘었다. 9월9일 ‘귀의 날’을 맞아 대한이과학회(회장 이광선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의 도움말로 ‘소음성 난청’에 대해 알아본다.

학회는 8일 오후 1시 서울 지하철 3호선 학여울역 인근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소음성 난청과 이명, 보청기 등 일반인이 궁금해하는 다양한 내용을 알려주기 위해 무료 강연회를 연다. (02)3010-8696.

이어폰, 소음성 난청의 원흉

소음성 난청은 큰 소리 자극 때문에 청력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이다. 90dB(데시벨) 이상의 소음에 하루 8시간 이상, 105dB 이상의 소음에서는 하루에 1시간 이상씩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소음성 난청이 생긴다.

실제로 지하철 내부나 플랫폼의 소음강도를 측정한 결과, 85~95dB의 소음이 측정됐다. 이런 환경에서 이어폰으로 잘 들릴 정도로 볼륨을 맞추고 소리강도를 측정한 한 결과, 이어폰을 통해 들어오는 음악소리의 크기는 105dB나 된다. 여승근 경희대 이비인후과 교수는 “지하철에서 매일 한 시간씩 이어폰으로 음악을 청취할 경우 몇 년 안에 소음성 난청이 된다”고 말했다.

청소년이 많이 사용하는 MP3 플레이어는 볼륨을 최대한 높이면 100dB 수준까지 올라간다. 따라서, 이런 상태로 매일 15분씩 음악을 들으면 소음성 난청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MP3 플레이어 ‘아이팟’을 생산하는 미국 애플사는 ‘소리 크기가 115dB까지 올라가 사용자가 난청을 유발할 수 있다’는 소비자 불만을 받아들여 최고 볼륨을 100dB로 낮췄다.

TV 볼륨을 자꾸 높이려 하거나,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되묻는 횟수가 늘면 소음성 난청을 의심해 봐야 한다. 영화관이나 공개방송, 연설회 때 남보다 앞에 앉아야 소리가 잘 들리고, 귀가 먹먹해지며 귀울림(이명)이 발생하기도 하며, 현기증이 나기도 한다. 주위 사람들에게 말소리가 너무 크다는 핀잔을 자주 듣는다면 소음성 난청일 가능성이 높다. 처음에는 높은 음부터 잘 들리지 않다가, 상태가 악화하면서 평상 시 대화할 때 상대방 말소리조차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게 된다.

10~26dB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정상이고, 그 이상의 강도를 가진 소리만 들을 수 있다면 가벼운 난청이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70~90dB의 소리만 간신히 들을 수 있다면 심각한 난청으로 분류된다.

치료보다 소음 차단하는 것이 중요

난청은 집중력을 떨어뜨려 업무수행 능력을 저하시키는 것은 물론, 어지러움, 전신피로, 수면장애 외에 불안감까지 일으킬 수 있다. 심하면 순환기와 위장에 관여해 고혈압과 소장장애까지 이르기도 한다.

소음성 난청을 막으려면 소음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게 우선이다. 주변 소음이 청신경 세포를 손상할 만큼 소음이 크다면 귀마개를 착용해야 한다. 귀마개를 하면 소리를 30~40dB까지 차단할 수 있어 소음성 난청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일시적인 청각 피로가 생겼다면 조용한 곳에서 1~3일 정도 쉬면 원래대로 돌아오는 경우도 많다.

일상생활에서 상대방과 대화할 때의 소리 수준은 50~70dB이다. 이 정도면 아무리 오랜 시간 들어도 청력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90dB 이상의 소리(헤어드라이어를 켰을 때 나는 소음 정도)를 매일 꾸준히 들으면 청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소리가 크고 지속시간이 길수록 난청 발생 확률이 높아지므로 음악을 들을 때에는 소리를 너무 높이지 않아야 한다. 특히 최근 출시되는 MP3 플레이어는 100dB 이상의 출력이 가능한 기종도 많으므로 음악을 들을 때에는 전체 볼륨의 50~60dB 정도로 듣는 것이 적당하다.

소음성 난청이면 일반적으로 약물요법과 청력 재활, 이명 재활치료 등을 한다. 소음성 난청과 이명은 고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렇지 않다. 청력 감소 자체를 원래 상태로 회복할 수는 없지만 청력 재활이나 이명 재활치료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 특히 이명 재활치료는 보청기나 이명 차폐기, 음악을 이용하는 이명CD 등을 활용하는 치료법으로 미국 등에서 80%의 치료효과를 보이고 있다. 문인석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소음성 난청을 예방하는 약은 개발되지 않았지만 비타민E, 셀레늄, 살리실라이트 등의 항산화제와 생선, 시금치, 아몬드, 새우, 바나나 등 마그네슘을 많이 함유한 음식이 소음성 난청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1. ‘스’, ‘츠’와 같은 고음을 듣는 것이 어렵다.

2. 여자나 어린이가 말하는 것을 들을 때 이해하기 어렵다.

3. 시끄러운 곳에서 대화하기 어렵다.

4. 둘 이상의 사람과 한 번에 대화하기 어렵다.

5. 전화 통화가 어렵다.

6. 다른 사람과 대화하려면 귀를 기울여야 한다.

7. 다른 사람이 말할 때 중얼거리는 것처럼 보인다.

8.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말해달라고 자주 요청한다.

9. 다른 사람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10. 이명 현상이 지속적으로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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