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계 원로이자 한국 방송극계 개척자인 고 한운사 선생 1주기(8월11일)를 맞아 1일 일본 교토 소재 ‘고향의 집’에서 추모식이 열렸다. ‘고향의 집’은 재일동포 고령자를 위한 복지시설로 1984년 당시 공생복지재단 윤기(66) 회장의 제창으로 건립운동이 시작됐다. 현재 사카이(1989 완공)ㆍ오사카(1994)ㆍ고베(2001)ㆍ교토(2009) 등 네 곳에서 운영 중이며 180여 명의 재일동포 고령자들이 노후를 보내고 있다.
이날 추모식에서는 생전 재일동포 문제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고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교토 고향의 집 부속건물인 문화홀을 ‘한운사 문화홀’로 명명, 봉헌하는 행사가 진행됐다. 고향의 집 관계자는 “고인이 살아 생전 보여주신 복지에 대한 깊은 관심과 뜨거운 애정을 오래도록 기념하고자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특히 목포공생재활원 원아들로 구성된 러브프러스 합창단은 고인이 직접 노랫말을 지은 ‘잘 살아보세’ ‘빨간 마후라’ ‘남과 북’등을 불러 분단의 아픔과 한민족의 정체성을 생각하게 해 준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 부인 이연순(81)여사는 “뜻 깊은 자리를 마련해 준 데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앞으로 다른 곳에서도 고향의 집이 많이 생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재 사회복지법인 ‘마음의 가족’ 이사장으로 고향의 집을 운영하고 있는 윤 회장은 “ ‘평생의 화두는 인간’이라는 신념으로 사신 고인의 뜻을 기려 재일동포 고령자들의 복지를 위해 더욱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추모식에는 최창봉 전 MBC 사장, 김충한 한국일보사우회 회장, 최서면 한국연구원 이사장, 김해도 대한언론인회 이사 등 언론계 원로와 재일동포 200여 명이 참석했다.
교토=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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