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전 전투작전 종료를 선언하는 대국민 연설을 앞두고 집무실인 백악관 오벌오피스를 편안한 분위기로 새단장해 31일(현지시간) 언론에 공개했다. 재임 중 집무실을 자신의 취향에 맞게 단장했던 전임 대통령들의 선례에 따른 것이다.
이날 AP통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이 10일간의 휴가를 떠난 사이 오벌오피스의 소파와 의자, 커피테이블 등 대부분의 가구가 교체됐다. 무늬 없이 밋밋했던 벽지에는 세로줄무늬를 넣었고 회색 빛 양탄자를 깔아 전반적인 분위기가 화려하지 않지만 안락한 느낌을 준다는 평가다. 변하지 않은 것은 벽난로 위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 초상화와 ‘결의’라는 별명의 책상뿐이다.
전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오바마 대통령도 양탄자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썼다. 예의 미 대통령을 상징하는 휘장이 새겨진 양탄자는 크림색으로 변화를 줬다. 무엇보다 에이브러엄 링컨 전 대통령이 남긴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라는 명문을 비롯해 미국 대표적 명사들의 어록 5문장을 가장자리에 새긴 것이 특징이다. 앞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부인 로라(Laura) 여사에게 양탄자 디자인을 맡기고 그를 기념하기 위해 테두리를 월계수(laurel)로 장식했다.
AP는 “전보다 안락한 분위기를 연출했다”면서도 “한편으로는 ‘노 드라마 오바마(워낙 신중해 주변을 놀래지 않는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별명)’의 명성에 맞게 다소 무미건조하게 여길 수도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새단장에 든 비용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전임 대통령들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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