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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지출 아무리 줄여도 빚더미서 못 벗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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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지출 아무리 줄여도 빚더미서 못 벗어난다

입력
2010.08.3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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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금보다 지출을 대폭 축소하더라도, 부채는 기존 예상보다 훨씬 더 늘어나는 것을 피하기는 어렵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사업비 절반을 줄여도 부채비율은 2014년 400%대 후반까지 뛸 것이란 전망인데, 결국 지금 상황이라면 뭘 해도 빚이 늘어나는 것은 막을 수 없다는 얘기다.

31일 감사원이 LH의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재무전망에 따르면, ▦신규사업 규모 ▦회수율 ▦주택착공 물량 등 3가지 변수를 대입해 산출한 모든 시나리오에서 앞으로 4년간 LH의 금융부채비율이 예상 수치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말 기준 ▦이미 착수한 292개 사업 ▦착수 예정인 135개 신규사업 ▦73조원 규모의 보금자리주택 건설을 모두 정상적으로 추진한다는 가정 하에서 6개 시나리오를 작성했다.

먼저 첫 번째 시나리오. LH가 연간 신규사업을 34조원(올해 43조원 예정)으로 축소해 매년 6만 6,000호의 신규주택을 착공하는 경우, 과거의 높은 투자금 회수율을 그대로 유지한다 하더라도 올해 금융부채비율은 419%에 달하고 2013년에는 475%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측됐다. 앞서 LH가 회계법인에 의뢰해 예상한 금융부채 비율은 올해 377%, 내년 411%, 2012년 419%로 정점을 찍은 후 2013년 403%, 2014년 376%로 감소하게 돼 있다.

다른 5개 시나리오에서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왔다. 특히 연간 신규사업을 24조 5,000억원으로 대폭 줄이고 6만 6,000호를 착공한다 해도 최근의 저조한 자금 회수율을 감안할 경우, 금융부채 비율은 올해 420%를 시작으로 2013년 471%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결국 LH가 상당수의 기존ㆍ신규 사업을 포기하지 않고서는, 그저 씀씀이를 줄이더라도 부채에 짓눌려 정상적인 사업을 해 나갈 수 없다는 결론이다. 또 이미 투입된 투자금의 회수율을 높이지 않으면 심각한 자금난을 피할 수 없다는 결과다.

LH는 10월까지 재무구조 개선방안 및 사업 구조조정안을 발표할 예정. 그러나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상당수 사업장에 대해 사업 포기나 연기 선언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정책사업인 보금자리주택 사업도 일부 차질이 불가피하다. LH의 자구 노력만으로는 재정난 해결이 어렵다는 것이 다시 한 번 확인돼, 결국 막대한 정부 재정 투입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감사원은 "막대한 손실과 자금회수 장기화가 재무구조 악화를 심화시켜 공공주택 공급 등 중요 정책사업 수행에 차질이 예상된다"며 "수익성 개선 여지가 없는 사업을 재검토하도록 LH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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